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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배상 요구한 네팔…그러나 자국민 희생에 대한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중국·미국·인도 등 대규모 탄소배출국의 기후책임은 분명

재난 발원지는 네팔 영토…‘무명 빙하’ 방치와 조기경보 공백 드러나

수력발전·터널 개발의 영향은 독립조사로 규명해야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9/03 [08:38]

기후배상 요구한 네팔…그러나 자국민 희생에 대한 책임도 피할 수 없다

중국·미국·인도 등 대규모 탄소배출국의 기후책임은 분명

재난 발원지는 네팔 영토…‘무명 빙하’ 방치와 조기경보 공백 드러나

수력발전·터널 개발의 영향은 독립조사로 규명해야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9/03 [08:38]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막대한 피해를 본 네팔이 중국·미국·인도 등에 기후재난 배상을 공식 요구했다. 네팔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매우 적지만 대규모 탄소배출국들이 만든 기후변화의 피해는 네팔 국민이 떠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기후위기를 일으킨 국가와 피해를 보는 국가가 다르다는 점에서 네팔의 요구는 충분히 정당하다. 기후재난 보상은 시혜적 원조가 아니라 오염자가 비용을 부담한다는 원칙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외의 책임이 크다고 해서 네팔 정부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후변화가 재난의 위험을 키운 책임과, 그 위험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인명피해를 막지 못한 책임은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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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하 붕괴가 일어난 지점    

 

네팔 외교장관은 붕괴한 빙하에 네팔어 이름조차 없었고, 정부가 그 존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 분석에 따르면 이번 재난은 네팔 영토에서 발생한 빙하·암석 눈사태가 하천을 일시적으로 막았다가 무너지면서 대홍수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발원지가 네팔 쪽이어서 중국의 조기경보 체계 범위에도 포함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는 네팔 내부의 관측과 대비 체계에 중대한 공백이 있었다는 뜻이다.

 

ICIMOD 재난 분석

 

산악국가의 모든 빙하를 사람이 직접 관찰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위성영상과 드론, 지진계, 수위계 등을 활용해 빙하와 산사태 위험지역을 전수 조사하고 위험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다.

 

상류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하류 주민에게 즉시 경보를 보내고 대피시키는 체계도 갖춰야 한다. 이런 준비가 부족해 대피할 시간을 놓쳤다면, 피해를 모두 ‘자연재해’와 ‘외국의 탄소배출’ 탓으로 돌릴 수 없다.

 

특히 네팔은 히말라야 계곡과 급경사지에 수력발전소와 댐, 도수터널, 진입도로를 대규모로 건설해 왔다. 네팔 전력개발국 자료상 2026년 9월 현재 1MW 이상 가동 발전소만 197곳, 설비용량은 약 3,916MW에 이른다.

 

네팔 전력개발국 공식 현황

 

수력발전 개발로 전력과 수익을 얻었다면 그 일부를 빙하·산사태 감시와 주민 대피 체계에 투자했어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수력발전 터널공사의 발파나 진동이 이번 빙하 붕괴를 직접 일으켰다는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를 사실처럼 단정해서도 안 된다. 대신 발전소와 터널, 도로 건설이 산악지형의 균열과 사면 안정성, 지하수 흐름에 어떤 누적 영향을 줬는지 독립적인 국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ICIMOD도 빙하 붕괴·지진·산사태·집중호우가 연쇄적으로 작용하는 복합재난을 고려해 수력발전 사업 전 단계에서 통합적인 지질·수문 위험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ICIMOD 수력발전 복합재난 연구

 

네팔은 대규모 탄소배출국에 당당하게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 동시에 자국 정부와 수력발전 사업자들의 관리 책임도 투명하게 조사해야 한다. 국제사회에 “우리가 만든 재난이 아니다”라고 말하기 전에 국민에게는 “우리는 이 재난을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라고 답해야 한다.

 

기후변화가 방아쇠를 만들었더라도, 관측 부재와 난개발, 경보 실패가 피해를 키웠다면 그것은 명백한 인재다.

 

해외에는 기후배상을 요구하고 국내에서는 책임자를 가리는 것, 두 가지가 함께 이뤄져야 네팔의 요구도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원인 조사는 계속 바뀔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네팔 재난 조사결과 추적’을 설정해 수력발전·터널공사 관련 공식 조사 발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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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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