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음식, 다른 정치… 이재명·한성숙의 ‘현장 먹방’과 윤석열의 ‘권력 먹방’국민은 메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왜 먹고 있는지를 본다
[내외신문/전태수 기자] 정치인의 먹는 장면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다. 그 안에는 권력의 방향과 태도, 그리고 삶의 방식이 드러난다.
같은 김밥 한 줄, 같은 떡볶이 한 접시라도 국민이 받아들이는 감정은 완전히 달라진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누구와, 왜 먹고 있었느냐다.
최근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통영·진주 현장 방문 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샌드위치로 급하게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다음 일정 자료를 넘기며 수행진과 대화를 이어가는 장면은 꾸며진 연출보다 현실적인 노동의 분위기를 담고 있었다.
통영과 진주의 창업 현장, 지역 상인, 기술창업 기업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 시간을 쪼개는 과정 속에서 식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다. 일하기 위해 에너지를 보충하는 장면에 가까웠다.
이재명 대통령의 현장 정치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시장 골목에서 국밥을 먹고, 지역 일정 사이에서 김밥이나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은 ‘먹방 콘텐츠’라기보다 민생 동선의 일부처럼 보인다.
현장을 돌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인의 손을 잡고, 지역 문제를 메모하는 흐름 속에서 음식은 화려한 소비가 아니라 움직임의 연료처럼 등장한다.
그래서 국민은 그 장면에서 단순한 친근함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저 사람은 계속 일하고 있구나”라는 감각이다. 피곤한 얼굴, 급한 식사, 빡빡한 일정 속에서 이어지는 현장 행보는 말보다 강한 메시지를 남긴다.
차 안 샌드위치 하나에도 공감이 생기는 이유는 평소 그 사람이 무엇을 위해 움직여왔는지를 국민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먹방은 전혀 다른 이미지로 각인됐다.
대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재벌 회장들과의 술자리, 심야 폭탄주 문화, 떡볶이를 먹으며 친근함을 연출하는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문제는 음식 자체가 아니었다. 국민이 느낀 거리감은 그 식사의 방향성에서 나왔다.
경제 침체와 고물가, 자영업 폐업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대통령의 먹방은 종종 권력 핵심부의 친교 문화처럼 비쳤다.
국민은 “누구와 먹고 있는가”를 봤고, “그 시간이 과연 민생 해결로 이어지고 있는가”를 물었다. 떡볶이를 먹는 장면조차 현장 소통보다 카메라 이벤트처럼 받아들여진 이유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절 반복적으로 제기된 비판은 현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대통령의 식탁은 자주 공개됐지만, 그 식탁에서 논의된 민생의 결과가 국민 삶 속에서 체감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쌓였다. 그래서 국민에게 그 장면은 ‘일하는 정치’보다 ‘권력의 여가’처럼 남게 됐다.
정치는 거대한 담론 이전에 생활 태도의 문제다.
누군가는 새벽부터 현장을 뛰어다니며 차 안에서 샌드위치로 끼니를 해결하고, 누군가는 권력 핵심 인사들과 술잔을 부딪친다. 누군가의 먹방은 민생으로 이어지고, 누군가의 먹방은 권력의 풍경으로 소비된다.
그 차이가 국민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단순히 무엇을 먹느냐 때문이 아니다. 평소 그 사람이 무엇을 위해 일해왔는가, 누구를 만나왔는가, 어떤 현장을 향해 움직여왔는가가 먹방의 의미를 결정한다. 결국 국민은 메뉴를 기억하지 않는다. 그 식사의 방향을 기억한다.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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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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