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중동 리스크에 멈춰 선 인천 기업…영진공사 사태가 던진 의미

-하늘길이 막히자 사업도 멈췄다…글로벌 공급망 시대의 ‘보이지 않는 취약성’

-공항 하나 셧다운에 600명 발 묶여…해외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 한계 노출

-이재명 대통령식 해법은 없나…국가 주도의 경제안보 대응 체계 필요

전용욱 기자 | 기사입력 2026/04/16 [07:37]

중동 리스크에 멈춰 선 인천 기업…영진공사 사태가 던진 의미

-하늘길이 막히자 사업도 멈췄다…글로벌 공급망 시대의 ‘보이지 않는 취약성’

-공항 하나 셧다운에 600명 발 묶여…해외 사업장의 리스크 관리 한계 노출

-이재명 대통령식 해법은 없나…국가 주도의 경제안보 대응 체계 필요

전용욱 기자 | 입력 : 2026/04/16 [07:37]

[내외신문/전용욱 기자] 중동 지역 긴장이 단순한 외교 이슈를 넘어 국내 기업의 생존 문제로 번지고 있다. 바레인국제공항 폐쇄로 직격탄을 맞은 인천 기반 영진공사 사례는 해외 진출 기업들이 직면한 지정학 리스크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항공기 지상조업이라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사업 모델조차 국제 정세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대응 역량을 되묻게 한다.

본문이미지

▲ 사진=내외신문 그래픽) 바레인 공항    

 

바레인공항 셧다운, 단일 사업장 리스크의 현실화
공항 하나 멈췄을 뿐인데…수익 구조 전체가 흔들린다

 

영진공사는 1977년부터 바레인국제공항에서 지상조업 사업을 수행해 온 대표적인 해외 진출 성공 사례다. 하루 약 500편 항공기의 화물 처리와 기내 서비스, 수하물 운영을 맡으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해 왔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바레인 영공이 폐쇄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공항 운영 자체가 중단되자 영진공사의 현지 사업도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들어갔다. 공항 운영사로부터 잠정 폐쇄 통보를 받은 이후 한 달 이상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은 단일 사업장 의존 구조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항공 물류 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장비 유지비, 인력 운영비, 시설 관리비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매출이 ‘제로’에 가까워지는 상황은 기업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킨다. 단기적으로는 비용 절감과 내부 유보 자금으로 버틸 수 있지만, 일정 시점을 넘어서면 재무 구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600명 노동자 발 묶인 캠프…기업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글로벌 사업의 또 다른 그림자, ‘현지 인력 리스크’

 

이번 사태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지점은 인력 문제다. 현재 영진공사 바레인 사업장에는 한국인 직원 5명을 포함해 약 600명의 다국적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다. 공항 운영이 중단되었음에도 이들을 즉각 철수시키지 못한 채 캠프에 대기시키고 있는 상황은 기업의 인력 관리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낸다.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니라 생존과 안전의 문제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사안의 무게는 더욱 크다. 중동 지역의 긴장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현지 노동자들의 안전 확보와 생활 지원은 기업이 감당해야 할 또 다른 부담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구조는 한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시장’과 ‘수익성’에 집중한 나머지, 위기 대응 시스템과 인력 보호 체계에 대한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의 철수 시나리오와 인력 보호 매뉴얼까지 포함된 종합적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라는 교훈을 남긴다.

 

지정학 리스크의 상시화…기업 전략의 전환 요구
‘일회성 충격’ 아닌 구조적 변수로 받아들여야

 

문제는 이번 사태가 일시적 충격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중동 지역은 이미 수십 년간 지정학적 긴장이 반복되어 온 공간이며, 최근에는 미·이란 갈등과 이스라엘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특정 국가나 공항에 대한 집중 투자가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망 다변화, 사업 포트폴리오 분산, 지역별 리스크 헤지 전략 등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항공 물류와 같은 글로벌 네트워크 산업에서는 한 지점의 마비가 전체 시스템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진공사의 사례는 중견기업조차 글로벌 리스크에 직접 노출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 필요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본문이미지

▲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위해 국회를 찾은 가운데 우원식 국회의장과 부의장,여야 대표가 환담을 나누고 있다.사진/우원식 의장실 제공     김봉화 기자

 

이재명 대통령식 해법은 없나
국가가 ‘리스크 매니저’로 나서야 할 시점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지정학 리스크에 대해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고 지원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적 국가 개입’과 ‘경제 안보’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피해를 넘어 국가 전략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사안이다.

 

한 가지 방향은 해외 진출 기업을 위한 ‘국가 리스크 보험’ 또는 ‘공공 리스크 헤지 시스템’ 구축이다. 전쟁, 테러, 외교 분쟁 등 비경제적 변수로 발생하는 손실을 일정 부분 국가가 분담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기업의 해외 진출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축은 ‘공급망 외교’다.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다자간 협력을 통해 대체 거점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기업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 외교 역량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현지 인력 보호 시스템’이다. 해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안전을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긴급 상황 시 신속한 철수와 보호가 가능하도록 하는 매뉴얼 구축이 요구된다. 이는 기업의 책임을 넘어 국민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와도 연결된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질문이다. 한국 기업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 그리고 국가는 그들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인가. 영진공사의 발이 묶인 자리에서, 한국 경제의 다음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시민포털지원센터 이사
내외신문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바레인, 인천, 관문경제 관련기사목록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