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소비한파 직격탄… 인천 농수산 도매시장 ‘이중 붕괴’ 경고-남촌시장 매출 12% 급감… 농산물 경매가 최대 13% 하락하며 ‘역전 시장’ 형성
|
![]() ▲ 인천시청 사진=내외신문 DB |
[내외신문/전용현 기자] 고유가와 소비 위축이 맞물리며 인천 지역 농수산물 도매시장이 급격한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농산물 가격 하락과 수산물 거래 부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생산자와 유통업자 모두가 손실을 떠안는 구조적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 남동구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올해 하루 평균 매출액은 약 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매출액 16억원 대비 12.5% 감소한 수치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을 찾는 소상공인과 일반 소비자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며 거래량 자체가 급감한 상황이다.
실제 시장 현장에서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채소류 경매가격은 4월 1주차 대비 2주차에 들어 6~9%가량 하락했으며, 과일 가격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 ▲ 남촌도매시장(사진=내외신문) |
참외 10kg 경매가격은 6만5천원대에서 5만6천원대로 13% 이상 하락했고, 토마토 가격도 7% 넘게 내렸다. 통상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소비 자체가 위축되면서 가격 하락이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수요 실종’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공급 구조다. 올해는 기상 여건이 비교적 안정되면서 과일과 채소 출하량이 오히려 증가한 상황이다. 생산량은 늘었지만 소비가 받쳐주지 못하면서 가격 하락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산물은 제조업과 달리 단기간 생산량 조절이 어려운 특성이 있어 공급 과잉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수산물 시장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 연안부두와 소래포구 등 주요 수산물 유통 거점에서도 거래량 감소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류비 상승이 어획 활동과 운송 비용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수산물 가격 구조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선 출항 비용이 증가하면서 어획량 조절이 어려워졌고, 동시에 소비 감소로 인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유통 비용 상승은 농수산물 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고유가로 인해 화물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산지에서 도매시장까지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생산자는 출하를 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도매시장 상인들 역시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에 놓였다. 일부 생산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수확을 포기하거나 작물을 폐기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방법이라는 극단적인 판단까지 나오고 있다.
![]() ▲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모습(사진=내외신문) 기사와 관련없음 |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외부 변수인 국제 유가와 전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농수산물 유통 시스템 전반의 취약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소비 감소와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 압박’ 구조에서는 시장 자체의 자생적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천 지역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지금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 비용 증가라는 세 가지 파도가 동시에 밀려드는 상황에 놓여 있다.
가격이 내려도 팔리지 않고, 물량이 많아도 수익이 나지 않는 역설적 시장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장의 상인들과 생산자들이 체감하는 위기는 단순한 불황을 넘어 생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