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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휴먼 에러를 넘어서 시스템을 바꿔라

유시민의 경고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가 민주당을 흔든다


대의원제와 공천권 집중의 그늘
휴먼 에러를 시스템 에러로 키워온 정치 구조


당원 1표의 복권, 주권자의 명령
꾸역꾸역 전진하는 민주주의의 다음 과제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06 [09:09]

유시민, 휴먼 에러를 넘어서 시스템을 바꿔라

유시민의 경고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구조가 민주당을 흔든다


대의원제와 공천권 집중의 그늘
휴먼 에러를 시스템 에러로 키워온 정치 구조


당원 1표의 복권, 주권자의 명령
꾸역꾸역 전진하는 민주주의의 다음 과제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6/01/06 [09:09]

▲ 사진=유시민 작가 페이스북



민주당을 향한 유시민의 조언은 단순한 선거 전략이나 전술 차원의 충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민주주의 정당이 스스로를 어떻게 점검하고, 어디까지 개혁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구조적 진단에 가까웠다.

 

유시민은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포함한 향후 정치 일정에서 승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것은 바로 ‘휴먼 에러’와 ‘시스템 에러’의 차이다.

 

유시민의 문제의식은 인간 사회의 근본적 속성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만든 조직과 제도에서 실수는 피할 수 없다는 점, 아무리 품질 관리를 강화해도 휴먼 에러는 반복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정치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은 욕망을 가지고 있고, 판단을 그르칠 수 있으며, 때로는 권한 앞에서 흔들린다. 중요한 것은 실수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 그리고 그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가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최근 민주당에서 불거진 일부 의원들의 논란에 대해 유시민은 이를 휴먼 에러로 규정했다. 개인의 판단과 태도에서 비롯된 문제이며,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조치와 징계가 이뤄진다면 그것으로 마무리될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해당 사안들에 대해 비교적 빠른 대응을 해왔다. 이 지점까지 놓고 보면, 현재의 민주당 시스템은 최소한 휴먼 에러를 그대로 방치하는 상태는 아니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그러나 유시민의 진짜 문제 제기는 그 다음 단계에서 시작된다. 만약 휴먼 에러를 반복적으로 만들어내는 구조가 존재하고, 그 구조가 사람을 교체하지 못하거나 제어하지 못한다면, 그때부터 문제는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시스템 에러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자신이 민주당에 몸담았던 시절을 예로 들며, 당원 지지율 1퍼센트 수준의 인물이 대의원 투표를 통해 최고위원에 오를 수 있었던 현실을 떠올렸다. 당시의 민주당은 휴먼 에러 이전에 이미 제도 자체가 심각하게 기울어져 있었고, 그 자체로 시스템 에러에 가까운 상태였다는 평가다.

 

이와 같은 시선에서 보면, 지금 민주당이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대의원제와 공천권 집중 구조다. 유시민은 권한이 집중되는 곳에는 반드시 부패와 왜곡이 따라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당이 오랜 세월 중앙 정치에서 민주주의를 외치고 지켜온 세력이었음에도, 기득권이 된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안에서는 전제군주처럼 행동하려는 유혹을 억누르지 못하는 장면들이 반복되어 왔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구당 위원장을 겸하면서 지방의원 공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관행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오래된 문제로 지적돼 왔다. 지방의원 출마 과정에서 왜 돈이 오가고, 왜 특정 인물만 반복적으로 공천되는가에 대한 질문의 끝에는 결국 이 구조가 놓여 있다. 이는 개인의 일탈이나 몇몇 사례의 문제가 아니라, 당 문화로 통용돼 온 시스템의 문제에 가깝다.

 

대의원제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당비를 내는 당원임에도 누구의 표는 한 표로 계산되고, 누구의 표는 열일곱 표로 계산되는 구조는 민주주의라기보다 신분제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과거 1인 1표 도입을 위한 당규 개정 시도에서, 투표에 참여한 당원 다수가 찬성했음에도 제적 인원 기준을 넘지 못해 부결된 사례는 이 제도의 왜곡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절차적 문제를 넘어, 당원의 의사가 제도적으로 차단되는 시스템 에러의 전형적 사례로 남아 있다.

 

유시민은 이러한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개인의 도덕성과 태도만을 문제 삼는 접근이야말로 가장 위험하다고 본다. 사람은 바꿀 수 없을지 몰라도, 시스템은 바꿀 수 있다. 그리고 민주주의 정당이라면, 사람의 욕망과 실수를 제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는 민주진영을 향해 일종의 위로도 건넸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고속도로처럼 시원하게 달려온 적이 없다는 것이다. 손흥민이 뛰던 시절의 토트넘처럼, 경기 내용이 답답해 보일 때도 꾸역꾸역 골을 넣으며 승점을 쌓아가는 과정이 민주주의의 현실이라는 비유는 많은 공감을 불러왔다.

 

재작년 12월 이후 이어진 정치적 혼란 속에서도 모든 문제가 한 번에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혼전 속에서라도 골을 넣으며 여기까지 왔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앞으로 치러질 선거 중 일부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도 있다. 어떤 결과는 실망스럽고, 어떤 결과는 다시 희망을 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 자체를 민주주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조급함 대신 지속적인 개혁 요구를 멈추지 않는 태도다.

 

유시민은 지금 상황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상대 진영의 처지를 떠올려보라고도 말한다. 그들 입장에서는 지금의 흐름이 ‘죽을 노릇’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진영이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진단을 바탕으로 그는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분명한 역할을 주문한다. 실망했다고 등을 돌리거나 탈당하는 순간, 민주당은 다시 소수 기득권의 사유물로 돌아갈 위험이 크다는 경고다. 그것은 과거로의 회귀이며, 이른바 ‘도로 민주당’으로 향하는 길이다.

 

당원들은 이제 제도를 안다. 복잡한 선거법과 당규를 몰라서 당했던 시기는 지났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다. 지치지 않고 요구하는 것이다. “내 표를 1로 쳐달라”는 요구는 부탁도, 구걸도 아니다. 그것은 주권자의 명령이며, 민주주의 정당이 반드시 응답해야 할 기본 조건이다.

 

 

유시민의 메시지는 결국 단순하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지방선거에서 이기고, 더 나아가 민주주의 정당으로서 신뢰를 회복하려면, 개인의 실수에 분노하는 데서 멈춰서는 안 된다. 휴먼 에러를 시스템 에러로 키우는 구조를 과감히 손보는 것, 그 결단이 지금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진보하지 않는다. 꾸역꾸역 골을 넣듯, 제도를 고치고 권한을 분산시키는 반복적인 노력 속에서만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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