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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는 원화거래소만 ‘가상자산사업자’로 보는가..민간기업 뒤에 숨지마라...

협소한 파트너십, 무책임한 규제… 대한민국 디지털자산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중립적 협회의 필요성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02 [10:39]

금융위원회는 원화거래소만 ‘가상자산사업자’로 보는가..민간기업 뒤에 숨지마라...

협소한 파트너십, 무책임한 규제… 대한민국 디지털자산 정책, 누구를 위한 것인가
중립적 협회의 필요성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0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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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최근 업비트와 빗썸 등 주요 원화거래소들이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이에 대한 제도적 공백과 투자자 보호 이슈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7월 31일,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며 제도화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그치지 않는다.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대한 금융위의 시각이 여전히 원화거래소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원화거래소 중심 규제, 시대에 뒤떨어진 관행

 

현재 가상자산 대여는 명확한 법률상 금지 규정이 없어 ‘합법’의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금융위 역시 이용자 피해 가능성을 인정하며 ‘적절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위는 여전히 가상자산사업자를 원화거래소로 한정해 정책을 논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접근은 현 정부가 내세운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의 G2” 목표와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예컨대 민병덕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에서는 매매업자, 중개업자, 보관업자 등 다양한 사업자가 가상자산업의 주체로 포함돼 있으며, 강준현 의원이 발의할 예정인 혁신법안에서도 ‘대여업’을 독립 업권으로 신설하려는 흐름이 있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이번 TF 논의조차 원화거래소 중심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업계 전체가 아닌, 특정 업권과 일부 업체만을 상대로 한 규제 설계는 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향후 제도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

 

‘닥사’라는 그림자… 금융당국의 책임 회피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금융위가 실질적 책임을 회피하며 민간 협의체인 ‘닥사(DAXA, 디지털자산거래소협의회)’를 정책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한 거의 모든 논의가 닥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그마저도 특정 원화거래소의 이해관계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닥사가 금융위에 ‘1거래소-1은행’ 규제 완화를 요청했을 때, 실제로 닥사 회원사 중 단 한 개 회사만 동의했고 나머지 4개 원화거래소는 반대 또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금융위는 닥사의 요청을 공식 협의사항으로 간주해 정책 논의에 반영했다.

 

이러한 사실은 닥사가 실질적 ‘협의체’가 아니라, 특정 거래소의 이해를 대변하는 창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나머지 거래소들은 닥사를 탈퇴하고 싶어도, 금융위가 닥사를 유일한 소통채널로 삼고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남아있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금융위가 추진한 「가상자산거래지원 모범사례」, 「지갑 운영관리 모범사례」, 「전산시스템 운영 및 이용자 보호 모범규준」 등도 모두 닥사와의 협의로 진행된 전력이 있다. 이 같은 ‘그림자 규제’ 방식은 행정 책임을 회피하는 동시에, 특정 민간 단체에 과도한 정책 영향력을 부여하는 비민주적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

 

과거 P2P 사례와 비교해보면

 

과거 P2P 금융 시장 정비 당시,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김용범은 관련 법률이 부재한 상황에서도 행정지도를 통해 시장 안정화에 나섰다. 무엇보다 특정 사업자나 이익단체에 의존하지 않고, 전체 P2P 플랫폼 운영자의 목소리를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던 과정은 오늘날의 가상자산 규제 현실과 대조적이다.

 

현 금융위는 책임은 지지 않고, 규제는 민간 협의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시행하며, 특정 이해관계자 뒤에 숨어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정책 당국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행태다.

 

‘중립적 협회’ 설립, 이제는 결단할 때

 

가상자산산업은 이제 원화거래소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보관업자, 인프라 사업자, 커스터디업체, 해외거래소, NFT 유통 플랫폼, 탈중앙화 프로토콜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각 업권별로 이해관계가 상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화거래소 중심의 폐쇄적 논의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디지털자산산업의 지속 성장에 심각한 걸림돌이 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업권 전체를 포괄하는 ‘중립적 협회’ 설립이 시급하다. 이는 과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협회 설립처럼 업권 전체의 의견을 조율하고, 금융당국과의 정책 소통을 공식화할 수 있는 제도적 창구로 기능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협회는 특정 기업 또는 업권만을 대변해서는 안 되며, 다양한 사업자들이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으로 중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금융당국도 정책 설계에 있어 책임을 분명히 하면서,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규제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G2 디지털자산 허브’ 실현하려면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글로벌 디지털자산시장에서 대한민국이 허브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현실의 금융당국은 아직도 일부 원화거래소와 비공식 협의체에 의존해 정책을 설계하는 구시대적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이 실물경제와 긴밀히 연결되고, 국경을 넘는 금융 질서의 일부가 되어가는 오늘날, 금융위원회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민간 단체 뒤에 숨어 간접규제를 양산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책 주체로서의 책임을 인식하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산업 전반과 소통하며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그 시작은 ‘원화거래소’가 아닌 ‘가상자산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 전환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금융당국이 자신의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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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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