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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장기 독재자와 슈퍼카 25대의 나라: 적도기니, 자원의 저주에 갇힌 아프리카의 그림자

1. 장기 독재의 그림자 아래, 국민은 하루 2달러에 버틴다
석유 부국 적도기니, 대통령은 42년째 권좌에… 국민 삶은 여전히 빈곤

2. 슈퍼카 25대, 부통령 아들의 호화 생활
부패로 얼룩진 권력 세습… 국제 사회의 수사와 압류에도 멈추지 않는 사치

3. 쿠데타마저 국제적? 대처 총리 아들의 그림자
2004년 적도기니 쿠데타 음모, 영국 상류층도 개입… 실패로 끝난 권력 전복 시도

4. 석유는 넘치는데, 국민은 물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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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5/05/22 [09:27]

세계 최장기 독재자와 슈퍼카 25대의 나라: 적도기니, 자원의 저주에 갇힌 아프리카의 그림자

1. 장기 독재의 그림자 아래, 국민은 하루 2달러에 버틴다
석유 부국 적도기니, 대통령은 42년째 권좌에… 국민 삶은 여전히 빈곤

2. 슈퍼카 25대, 부통령 아들의 호화 생활
부패로 얼룩진 권력 세습… 국제 사회의 수사와 압류에도 멈추지 않는 사치

3. 쿠데타마저 국제적? 대처 총리 아들의 그림자
2004년 적도기니 쿠데타 음모, 영국 상류층도 개입… 실패로 끝난 권력 전복 시도

4. 석유는 넘치는데, 국민은 물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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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현 기자 | 입력 : 2025/05/22 [09:27]

1979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42년간 권좌를 지키고 있는 아프리카의 최장기 독재자,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Teodoro Obiang Nguema Mbasogo). 그의 이름은 국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한 번 등장할 때마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다. 석유 자원이 넘쳐나는 적도기니(Equatorial Guinea)는 대통령 일가의 부패와 사치, 그리고 국민의 빈곤이라는 극단적 이중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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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부터 현재까지 무려 42년간 권좌를 지키고 있는 아프리카의 최장기 독재자, 테오도로 오비앙 응게마 음바소고(Teodoro Obiang Nguema Mbasogo).    

 

대통령은 세계 최장기 독재자, 국민은 하루 2달러

 

적도기니는 인구 150만 명의 소국이지만, 석유가 매장된 ‘작은 부국’이다. 그러나 이 국가는 1979년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음바소고 대통령의 손아귀에 완전히 장악돼 있다. 그는 선거 때마다 90%가 넘는 지지율을 자랑하지만, 이는 자유로운 투표가 보장된 결과가 아니라 철저한 언론 통제와 정치적 탄압의 산물이다.

 

반면 대다수 국민들은 하루 2달러도 채 되지 않는 수입으로 살아간다. 도로는 패이고, 병원은 부족하며, 교육 시스템은 붕괴 상태다. 국제사회는 이를 ‘자원의 저주’라고 부른다. 석유 수익이 국민의 삶을 바꾼 것이 아니라, 권력자의 금고를 채우는 데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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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람보르기니 고급 스포츠카    

 

 대통령 일가의 호화 생활과 부패 스캔들

 

음바소고 대통령의 장남인 테오도로 은게마 오비앙(일명 테오도린)은 적도기니의 부통령으로, "제2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는 파리, 로스앤젤레스, 제네바에 호화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슈퍼카만 25대를 몰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상당수는 프랑스와 스위스 당국에 의해 압류됐다. 미국과 프랑스는 그의 부패 자금에 대한 수사를 벌였고, 이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 자산 동결 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페라리, 벤틀리, 부가티, 그리고 요트까지… 적도기니 국민들은 식수도 부족한데, 대통령 아들은 슈퍼카로 전 세계를 주행하고 있었다”는 국제 NGO의 지적은 이 나라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쿠데타의 그림자… 대처 전 총리의 아들도 연루

 

음바소고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는 여러 번 있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건은 2004년 영국의 사업가 엘리 칼이 주도한 쿠데타 음모다. 무려 500만 달러를 들여 용병을 모집하려 했고,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아들인 마크 대처가 자금 조달에 관여했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짐바브웨에서 무기 밀수 혐의로 체포되며 수포로 돌아갔다. 이 사건은 서방 국가들과 독재 정권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자원은 넘치는데, 왜 국민은 가난할까?

 

적도기니는 아프리카에서 세 번째로 큰 산유국이다. 그러나 석유로 인한 국부는 오로지 대통령 일가와 그 측근들의 배만 불리는 데 쓰인다. 보건지표는 최하위권이며, 수돗물은 여전히 사치품이다. 반면 대통령은 2030년까지 직위를 보장받는 헌법 개정을 강행하며, 권좌에 철옹성을 쌓고 있다.

미국은 매년 약 1,000만 달러를 지원하며 백신 및 의료장비 공급에 나서고 있으나, 그마저도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자원 확보를 위해 적도기니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이는 다시금 독재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고, 그러나 바뀌지 않는 현실

 

국제 인권단체와 외신은 끊임없이 적도기니의 인권 침해와 부패를 경고하지만, 실제로 바뀐 것은 없다. 유엔이 제시한 부패지수, 언론자유지수, 민주주의지수 모두 세계 최하위권이다. 언론은 정부 비판을 금지당했고, 고문과 불법 구금이 자행되고 있으며, 반정부 인사는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음바소고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을 후계자로 지명할 가능성이 크며, 적도기니는 또 하나의 세습 독재국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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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도기니의 위치    

 

 정의는 어디로? 자원의 저주에서 벗어나려면

 

적도기니는 단순한 ‘가난한 나라’가 아니다. ‘강탈당한 나라’다. 부는 존재하지만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는다. 국민은 묻는다. “왜 우리의 석유는 우리의 것이 아닌가?” 국제 사회는 이에 답해야 한다. 그리고 음바소고 정권과 같은 독재 체제가 자원을 약탈하고 인권을 짓밟는 현실을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적도기니 국민들은 희망 없는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서 슈퍼카가 굉음을 울리며 질주하고 있다.

 

기자 사진
시민포털 지원센터 대표
내외신문 광주전남 본부장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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