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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심리학이 주는 해답

익숙함의 늪... 고통을 선택하는 무의식의 이유

안전지대라는 이름의 불행한 굴레

반복 강박을 극복하는 첫걸음, 자기 인식의 힘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1/03 [08:07]

왜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 심리학이 주는 해답

익숙함의 늪... 고통을 선택하는 무의식의 이유

안전지대라는 이름의 불행한 굴레

반복 강박을 극복하는 첫걸음, 자기 인식의 힘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5/01/03 [08:07]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반복 강박' 개념은 인간의 행동이 과거의 습관과 경험에 의해 얼마나 깊이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한다.

 

그는 인간이 고통을 줄이고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쾌락 원리'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었지만, 반복적으로 고통스러운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며 이를 '반복 강박'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강박은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다주는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익숙함을 찾으려는 심리적 기제로 나타난다.

 

심리학자 데니스 홀리는 이를 '안전지대(Comfort Zone)' 개념으로 설명하며, 학대받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폭력적인 가정 분위기를 정상으로 여기는 사례를 제시한다. 이들은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환경이 오히려 낯설고 불안하게 느껴지며, 무의식적으로 폭력적인 관계나 상황을 반복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잘못된 관계를 반복하는 사람들도 어린 시절의 상처와 관련이 깊다. 가령, 알코올 중독자인 부모를 미워했던 사람이 여전히 유사한 문제를 가진 사람에게 끌리는 경우다. 반복적인 실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문제의 표면적인 모습이 아니라 그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연애 실패를 상대방의 탓으로만 돌리기보다 자신의 내면적 결핍, 즉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자각이 이루어진 후에도 변화는 쉽지 않다. 심리학자들은 지속적인 성찰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작업 통과(working through)'라고 표현한다.

 

가정환경은 이러한 반복 강박의 형성과 극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어린 시절 긍정적인 메시지와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건강한 '안전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많은 현대 가정은 부모의 피로와 무관심 속에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시간을 제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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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국 부모의 불행을 답습하거나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높인다. 반복 강박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부모와 아이 모두가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추구하며 건강한 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반복 강박이 궁극적으로 '죽음을 향한 본능(Thanatos)'과 연결된다고 보았다. 인간은 고통과 긴장이 없는 완전한 편안함을 꿈꾸며, 이는 죽음이라는 상태와 맞닿아 있다. 현대 사회에서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는 이러한 본능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일중독자들은 일이 사라질 경우 느낄 공허함을 두려워하며,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간다. 그러나 이는 결국 행복이 아닌 불행을 반복하는 길로 이어질 수 있다.

 

 

진정한 행복은 치열한 경쟁이나 끊임없는 성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반복되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은 스스로의 마음속 깊은 갈망을 직시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건강한 방식을 찾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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