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세종 국세청 기자실에서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국세청)

[내외신문/하상기 기자] 국세청이 기업 이익을 사적으로 유용하고 불법·편법 탈세를 일삼은 사주 일가와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국세청은 회사 자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부당 내부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부를 대물림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37개 기업을 특별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세무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대상 유형은 △회사 돈을 ‘내 돈’처럼 사용 △알짜 일감 몰아주기 등 △ 미공개 기업정보로 부당이득, 총 3가지입니다.

첫째,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경우다. 조사 대상 기업 중 17곳의 사주는 회사 자금으로 고가 부동산, 미술품 등을 구매하고, 해외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등 사적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제조·수출업체 사주 A씨는 해외 휴양지에 있는 개인 소유 요트 유지비를 회사에 부담시키고, 법인카드로 해외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 이용 비용을 결제하는 등 뻔뻔한 탈세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자녀에게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준 경우다. 16개 기업의 사주는 알짜배기 일감을 자녀 명의 법인에 몰아주고,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자녀들에게 부를 축적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플랫폼 운영업체 사주 B씨는 법인 명의로 슈퍼카를 구입하고, 개인 별장 건설 비용을 회사 자금으로 충당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다. 또 다른 제조업체 사주 C씨는 설립 1년도 안 된 자회사 지분을 자녀에게 양도하고, 자회사에 저가로 제품을 공급하여 자녀들의 부를 불려주었다.

셋째,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부당 이익을 취한 경우다. 7개 기업의 사주는 회사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 거래를 통해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제조업체 사주 D씨는 대규모 수주 계약 체결이라는 회사의 호재성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을 사고팔아 시세차익을 얻었다.

이번 세무조사는 단순한 탈세 행위를 넘어,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주 일가의 탐욕으로 인해 기업의 가치가 훼손되고, 정당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성실납세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를 통해 사주 일가의 불공정 행태를 근절하고, 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혐의가 확인되는 경우 예외 없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범칙조사로 전환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할 방침이다.

민주원 국세청 조사국장은 “소비자, 소상공인･중소기업, 소액투자자 등 서민들에게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치는 사주일가의 불공정 행태에 대해서는 상시 예의주시하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공정 경쟁 및 사회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엄정하게 조사하여 민생경제 안정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