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현재 차별금지법이라는 단두대 앞에 서 있다. 이 상황에서 존 칼빈의 저항권 신학과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은 중요한 신학적 지침을 제공한다.칼빈은 국가의 권위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세워졌다고 보며, 그 권위에 순종할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그 순종은 무조건적이지 않다. 칼빈은 위정자나 정치가가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정책을 시행하거나 폭력을 행사할 경우, 이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기독교 강요에서 “백성들의 관리가 왕들의 횡포를 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며 그들의 방종에 저항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칼빈의 신학적 지지는 프랑스 위그노들의 저항과 같은 역사적 사례를 통해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은 현대 개혁주의 신학이 사회 전반에 하나님의 주권을 적용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께서 ‘나의 것’이라 외치지 않는 곳은 한 치도 없다”고 선언하며, 신학이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쳐야 함을 주장했다.
네오막시즘과 차별금지법: 교회에 닥친 도전
한국교회는 동성애와 젠더 이념을 내세운 네오막시즘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차별금지법은 16년 동안 10여 차례 발의되며, 교회와 성경의 가치를 위협하는 법안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교회는 진리를 자유롭게 선포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 대부분은 침묵하거나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공예배를 회복하지 못한 교회들이 다수라는 점은 한국교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영국 교회의 몰락과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영국은 평등법(차별금지법)이 통과된 후 교회의 몰락을 경험했다. 주일성수율이 1~2%에 불과한 영국 교회의 사례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에서 연수를 갔던 한 교사가 “주일에 예배드릴 교회를 찾을 수 없었다”는 증언은 차별금지법이 가져올 수 있는 장기적 영향을 경고한다. 이 교사는 좌파적 성향을 가졌었지만, 영국의 사례를 보고 돌아와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앞장서게 됐다.
현재의 영적 전쟁: 고난과 선택의 길
코로나19 팬데믹과 차별금지법 논의는 한국교회 내에서도 명백한 분열을 드러냈다.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예배를 중단하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한 목회자들과, 예배 강제 폐쇄에 저항하며 교회를 지키기 위해 고난을 감수한 목회자들로 나뉘었다.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예배 폐쇄가 법적으로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많은 목회자는 교회의 예배 중단 결정을 지지하며 진리를 외면했다. 과거 신사참배 강요에 침묵했던 교회의 역사는 오늘날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대한 교회의 침묵과 무관하지 않다. 일부 목회자들은 과거를 회개하자고 주장하지만, 현재의 영적 전쟁을 외면한 채 과거의 실패만을 논하는 것은 외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회의 개혁과 성도의 선택
차별금지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은 교회 안의 진짜와 가짜를 분명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회 개혁을 외치는 이들이 성경의 진리를 따르지 않고 세상의 이념과 권력에 편승할 경우, 이는 참된 성도가 아님을 드러낸다. 고난 속에서도 예배를 지키고 성도와 교회를 지키려는 목회자들이 진리의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적 전쟁은 교회를 탈곡기로 걸러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알곡과 쭉정이가 드러나고, 목자와 삯군이 구별된다.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는 개혁주의 신학은 정치적, 사회적 도전을 외면하지 않는다. 한국교회는 영적 전쟁의 시기에 하나님의 주권을 모든 삶의 영역에서 외치는 믿음의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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