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논쟁으로 보는 정치꾼과 정치인의 길 ... 두 철학자의 논쟁법이 주는 시사점

쇼펜하우어의 에리스틱 변증법: 감정에 호소하는 논쟁의 기술
진리 탐구를 위한 소크라테스의 질문: 사형으로 이어진 철학적 태도
논쟁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현대 사회의 가짜 뉴스와 정보 왜곡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11/13 [08:19]

논쟁으로 보는 정치꾼과 정치인의 길 ... 두 철학자의 논쟁법이 주는 시사점

쇼펜하우어의 에리스틱 변증법: 감정에 호소하는 논쟁의 기술
진리 탐구를 위한 소크라테스의 질문: 사형으로 이어진 철학적 태도
논쟁의 목적과 방법, 그리고 현대 사회의 가짜 뉴스와 정보 왜곡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4/11/13 [08:19]

쇼펜하우어와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논쟁법은 현대 사회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둘이 제시한 논쟁의 두 가지 접근은 오늘날 우리의 일상적 대화, 정치적 토론, 심지어 온라인 상의 다양한 논의 방식에서도 여전히 반복된다.

 

쇼펜하우어는 논쟁에서 승리를 목표로 다양한 기술을 제시했다. 그는 상대방의 논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심리적 약점을 공략하거나 때로는 사실보다는 감정을 자극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이러한 기술은 '에리스틱 변증법'이라 불리며, 논리적 정당성보다는 논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인간의 본능과 욕망에 호소하여 설득하는 전략이 논리적 설득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보았다.

 

 

이 전략은 오늘날에도 빈번하게 사용되는데, 예를 들어 정치 토론에서 특정 후보들이 감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대방의 인격이나 가정사, 배경을 공격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는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대로 논쟁에서의 승리에는 진리보다 상대의 심리적 취약점을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즉 쇼펜하우어와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논쟁법은 현대 사회에서 특히 빛을 발하는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둘이 제시한 논쟁의 두 가지 접근은 오늘날의 정치와 대중의 반응에서 흔히 목격된다. 특히 정보의 속도와 여론의 영향력이 큰 현대 사회에서는 쇼펜하우어가 강조한 논쟁에서의 심리적 공략법이 강력한 효과를 낸다.

본문이미지

▲ 미국의 전쟁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메시지는 그가 단순히 강력함을 강조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실제로 평화를 위한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진심 어린 공약으로서 많은 미국인에게 강한 설득력을 발휘했다.    

 

사례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했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그의 논쟁 방식과 진심 어린 공약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다시 강해지겠다는 구체적이고 자신감 있는 공약을 통해 자신을 지지하는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미국의 위상 회복과 미국인의 자부심을 자극하며 상대방의 논리보다는 감정에 직접 호소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미국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쇼펜하우어가 제시한 '에리스틱 변증법'의 방식을 활용했다. 그가 내세운 공약은 단순히 경제나 정책에만 그치지 않고 미국인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건드리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트럼프는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여 논리적 비판보다 자신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은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대로 미국인의 심리적 욕망에 호소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중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었으며, 미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는 메시지에 사람들은 강하게 반응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는 중동 전쟁을 끝내겠다는 구체적이고 진심 어린 약속을 강조하며 쇼펜하우어의 전략을 더욱 강화했다. 그는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과 자국민의 피로감을 부각하며 미국의 군사 개입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내세웠다.

 

미국의 전쟁 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메시지는 그가 단순히 강력함을 강조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실제로 평화를 위한 조치를 추진하겠다는 진심 어린 공약으로서 많은 미국인에게 강한 설득력을 발휘했다. 전쟁을 끝내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은 미국 내 피로감을 자극하여, 대중에게 미국이 자신들의 삶과 경제적 안정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쇼펜하우어의 전략을 바탕으로 트럼프가 대중의 심리를 공략하는 방식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쇼펜하우어가 언급한 '감정에 호소하라'는 전략을 최대한 활용했고, 결과적으로 대중에게 '강한 미국'과 '평화의 약속'을 확신시켰다. 이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논쟁 방법론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사례다. 대중은 논리적이고 세부적인 설명보다 더 직접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메시지에 더욱 강한 반응을 보인다. 트럼프의 진심 어린 공약은 쇼펜하우어의 방법론을 입증하는 또 다른 예시가 된 것이다.

 

반면 소크라테스가 추구한 진리 탐구 방식은 단순히 대중의 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진리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소크라테스는 권력이나 대중의 반응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진리와 정의를 탐구하는 데 모든 것을 걸었다.

 

현대 사회에서 소크라테스의 접근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비판적 사고를 요구한다. 트럼프의 공약이 감정적이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면,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향한 꾸준한 탐구를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요구하는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 전략과 공약이 쇼펜하우어의 논쟁 전략과 일맥상통한다면, 소크라테스의 진리 추구는 현대 사회의 여론과 감정적 반응 속에서도 우리가 진정으로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재고하게 만든다. 쇼펜하우어와 소크라테스의 접근법은 각각 현대 사회에서 논쟁의 목적이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는 것임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쇼펜하우어는 논쟁의 본질이 말로 하는 검투사 시합과 같다고 보았다. 논쟁의 승리는 진리를 밝히는 것과 다르며, 단지 상대를 이기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고 여겼다. 그는 폭포수처럼 많은 말을 쏟아내어 상대를 압도하고, 그 말을 통해 무언가 의미가 있는 것처럼 상대방에게 믿음을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주제를 바꾸거나, 상대를 화나게 하여 논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방법도 좋다고 보았다. 이런 식의 논쟁 기술은 현대 사회에서도 흔히 목격된다. 특히 SNS와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는 짧은 글이나 자극적인 표현을 통해 상대를 공격하거나 혼란에 빠뜨리려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때 사람들은 논리적인 토론을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고 감정적으로 자극함으로써 그들의 논리를 무너뜨리려 한다.

 

최근의 정치적 상황이나 공적 논쟁에서 쇼펜하우어의 접근법이 자주 보이는 이유는 그가 말한 '에리스틱 변증법'이 설득력 있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논리적이고 일관된 설명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반응하는 말을 더 강하게 받아들이곤 한다.

 

최근 특정 정치인이 반대파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전략은 사실과 논리보다는 반대 진영에 대한 감정적 비난과 인신 공격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방식은 지지자들로부터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대중의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단기적으로는 유리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진리를 왜곡하고, 결국에는 사회적 신뢰를 훼손하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논쟁 기술과 대비되는 소크라테스의 접근법은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적 태도로, 현대 사회에서 필요한 비판적 사고의 모델이 된다. 소크라테스는 논쟁의 목표를 단순히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탐구하는 데 두었고,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이고 논리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상대가 진실에 가까워지도록 돕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진리 탐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사형에 이르게 되었지만, 권력과 여론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적 원칙을 고수했다. 소크라테스가 법정에서 사용한 방법은 쇼펜하우어와는 크게 다르다.

 

그는 법정에서 재판관들에게 진실을 향한 논리를 조리 있게 설명했고, 권력자들이 자신을 억압하려 해도 자신의 논리를 굽히지 않았다. 그가 말한 “법정의 연설자는 진실을 말해야 한다”라는 말은 그가 진리 추구를 위해서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자세를 견지했음을 보여준다. 소크라테스는 당대의 권력자와 지식인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그들이 진리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바랐다. 그에게는 논쟁의 승리보다 진리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했기에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주장했다.

 

이와 같은 소크라테스의 태도는 현대의 언론과 학문적 논의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날의 학자나 언론인들이 그저 여론에 영합하여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내용을 우선시한다면, 이는 진리와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진실에 입각하여 차분히 논의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언론인이나 학자는 소크라테스처럼 비판적이고 끈질긴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정보의 속도와 여론의 압박으로 인해 깊이 있는 논의보다는 짧고 자극적인 주장들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특히 SNS와 같은 플랫폼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이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 논리보다는 감정에 호소하거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는 일이 빈번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대중의 관심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갈등과 관련하여 유포된 가짜 뉴스는 쇼펜하우어의 논쟁 기술이 현대에서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이나 편향된 정보에 쉽게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정보는 대중의 인식에 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쇼펜하우어가 주장한 대로 사람들이 진리보다는 감정에 기반하여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논쟁에서 이기기 위해 상대방의 감정적 약점을 공략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그가 주장한 논쟁의 기술은 진실을 밝혀내기보다는 대중의 심리적 특성을 이용하여 쉽게 승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으며, 오늘날의 가짜 뉴스가 주는 영향과 매우 유사하다.

 

이와 달리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태도는 진리와 비판적 사고를 중시하는 현대 지식인들에게 교훈을 준다. 그는 사람들에게 진리를 자각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강조했으며, 비록 그가 사형을 당하게 되었지만 그의 철학적 질문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진리와 정의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현대 사회의 여러 논쟁에서도 매우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의 방법은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며 논쟁을 통해 더 나은 대안을 찾으려는 데 있었다. 따라서 소크라테스의 방식은 단순히 논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넘어, 논쟁을 통해 인간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철학적 소명을 지녔다.

 

쇼펜하우어와 소크라테스의 논쟁법은 현대 사회에서 논쟁의 목적이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쇼펜하우어는 사람의 욕망과 심리를 자극하여 논쟁에서 승리하려 했지만,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었다.

 

두 철학자의 방법은 여전히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논쟁의 양상과 논의 구조에서 반복된다. 현대 사회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쉽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쇼펜하우어의 방법이 설득력 있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진리는 소크라테스처럼 꾸준히 질문을 던지고 논리적으로 탐구하는 과정에서 얻어질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논쟁법과 소크라테스의 진리 추구는 현대 사회의 논쟁과 토론 문화에 큰 교훈을 제공한다.

기자 사진
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도배방지 이미지

트럼프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