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1.63%가 절반을 말한다…정치 유튜브의 ‘시끄러운 소수’가 민심인가

정치 유튜브 1,409만건 분석…참여자 1.63%가 전체 채팅 절반 작성
매불쇼·뉴스공장 등에서 반복 발언이 ‘전체 지지층 여론’처럼 보이는 착시
대통령 “주어진 정보 맹종 말고 스스로 확인”…유튜브 공론장도 성찰해야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6/09/28 [08:01]

1.63%가 절반을 말한다…정치 유튜브의 ‘시끄러운 소수’가 민심인가

정치 유튜브 1,409만건 분석…참여자 1.63%가 전체 채팅 절반 작성
매불쇼·뉴스공장 등에서 반복 발언이 ‘전체 지지층 여론’처럼 보이는 착시
대통령 “주어진 정보 맹종 말고 스스로 확인”…유튜브 공론장도 성찰해야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6/09/28 [08:01]

 

정치 유튜브의 가장 위험한 착시는 “채팅창의 목소리가 곧 민심”이라는 믿음이다.

한국일보가 올해 1~8월 매불쇼·김어준의 뉴스공장·이동형TV와 보수 성향 3개 채널 등 6개 정치 유튜브의 실시간 채팅 1,408만8,417건을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이다.

 

전체 참여자 33만8,562명 가운데 불과 1.63%, 5,502명이 전체 채팅의 절반을 작성했다. 한 사람이 8개월 동안 무려 5만5,068건, 하루 평균 227건을 올린 사례도 확인됐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화면에서는 수천 개의 댓글이 쏟아지기 때문에 거대한 민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적은 사람들이 같은 주장과 단어를 반복하면서 여론의 크기를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의제의 편중이다. 분석에서 경제 관련 의제는 전체의 4%, 물가와 일자리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진보 성향 채널에서는 검찰개혁을 둘러싼 노선 논쟁이 1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통령을 향한 ‘배신자’, ‘탄핵’ 같은 과격한 표현 역시 반복됐다. 특히 3월 9일 매불쇼 채팅창에서는 ‘탄핵하라’는 취지의 글이 하루에만 1,048건 올라온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본문이미지

 

댓글 1,000개는 국민 1,000명의 생각과 같은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이 수십 번, 수백 번 쓰면 숫자는 순식간에 커진다. 그 반복이 다시 방송 진행자와 출연자에게 전달되고, 방송의 논조가 강해지면 시청자는 “모두가 이렇게 생각한다”고 느낄 수 있다. 소수가 만든 목소리가 방송을 통해 증폭되고, 다시 댓글로 돌아오는 ‘여론의 메아리방’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이나 최욱의 매불쇼 같은 영향력 있는 정치 유튜브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기 채널의 열성 시청자를 전체 국민 또는 전체 진보진영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유시민 같은 유명 논객의 강한 발언까지 여기에 결합하면 몇몇 빅스피커의 판단이 거대한 민심처럼 포장될 위험은 더욱 커진다.

 

대통령이 “주어진 정보를 맹종하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취득해 비판적으로 사고하자”고 강조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목소리가 크다고 다수가 아니다. 댓글이 많다고 민심도 아니다.

정치 유튜브가 국민의 목소리를 전달하려 한다면 먼저 자기 채팅창을 국민 전체의 목소리로 착각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기자 사진
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