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쓰레기 직매립은 막았는데 소각장은 늙었다…청라·송도 환경시설 리스크 부상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9개월…인천 폐기물 처리의 중심축은 이제 ‘소각’
청라센터 2002년 가동 시작…기술진단서도 장기적으로 전면교체·대보수 필요성 제기
공공소각 89% 의존 경험…시설 고장·대정비 때 민간소각·예외매립까지 ‘비상망’ 점검해야

전용현 기자 | 기사입력 2026/09/28 [07:45]

쓰레기 직매립은 막았는데 소각장은 늙었다…청라·송도 환경시설 리스크 부상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9개월…인천 폐기물 처리의 중심축은 이제 ‘소각’
청라센터 2002년 가동 시작…기술진단서도 장기적으로 전면교체·대보수 필요성 제기
공공소각 89% 의존 경험…시설 고장·대정비 때 민간소각·예외매립까지 ‘비상망’ 점검해야

전용현 기자 | 입력 : 2026/09/28 [07:45]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정책의 시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쓰레기를 수도권매립지에 그대로 묻던 시대에서 소각·재활용을 거친 잔재물만 매립하는 체제로 넘어왔다. 인천이 ‘직매립 없는 도시’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질문이 떠오르고 있다.

본문이미지

▲ 인천쓰레기소각장    

 

“매립을 막은 다음, 소각시설은 충분히 버틸 수 있는가.”

 

인천의 생활폐기물 처리망을 떠받치는 청라·송도 자원환경센터가 그 질문의 한가운데 있다.

인천시는 2024년 청라·송도 자원환경센터와 주민편익시설 개선에 약 100억원을 투입했다. 이 가운데 83억원이 소각시설과 대기오염물질 제거시설 등 노후설비 및 소모성 부품 교체에 투입됐다. 당시 시가 밝힌 두 시설의 생활폐기물 처리 규모는 연간 약 25만t이었다.

 

직매립이 금지된 지금 이 시설들은 단순한 환경시설이 아니다. 매일 발생하는 생활쓰레기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하는 도시의 필수 기반시설이다.

 

직매립 금지 이후 더 커진 소각장의 무게

 

수도권에서는 올해 1월 1일부터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생활폐기물은 소각하거나 재활용한 뒤 잔재물만 매립할 수 있다. 

제도 시행 초기 인천의 처리 구조를 보면 소각시설의 중요성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인천시가 지난 1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월 8일까지 발생한 소각 대상 생활폐기물 7,429t 가운데 6,568t, 89%를 공공소각시설이 처리했다.

 

민간소각시설 처리량은 861t으로 11%였다. 기존 수도권매립지에서 처리하던 하루 약 190t의 생활폐기물은 민간 처리 영역으로 전환됐다. 

 

즉 평상시에는 공공소각시설이 처리망의 중심을 맡고, 민간시설이 보완하는 구조다.

문제는 공공소각시설에 예상하지 못한 장기 가동중단이 발생할 경우다.

 

정부와 수도권 지방정부 역시 이런 위험을 인정해 재난이나 폐기물처리시설 가동 중지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예외적인 직매립을 허용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공공소각시설 정비기간에 대비해 수도권 전체 연간 16만3천t 규모의 예외적 직매립 허용량도 마련됐다. 

 

따라서 인천의 핵심 과제는 단순히 ‘직매립 0’을 선언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소각장 한 곳이 멈췄을 때 남은 시설과 민간 처리망, 예외 처리체계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폐기물을 며칠 동안 받아낼 수 있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

 

2002년 가동한 청라…이미 ‘전면교체·대보수’ 필요성 제기

 

특히 청라 자원환경센터는 노후화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인천시 공식 자료에 따르면 청라 자원환경센터는 2002년 사용을 시작했으며 하루 처리용량은 420t이다. 

 

2023년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한 기술진단에서는 당시 성능과 운영상태, 환경오염물질 관리가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소각시설의 전면교체와 대보수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제시됐다.

 

이미 2019년 인천시 자료에서도 청라시설은 노후화와 긴급 가동중단 발생 등을 이유로 현대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당시 현대화 사업비는 2,464억원 규모로 검토됐다. 

 

시설이 오래됐다는 사실 자체가 곧 위험하다는 뜻은 아니다. 정기적인 정비와 부품 교체, 기술진단을 통해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매립이라는 기존의 ‘후방 출구’가 원칙적으로 닫힌 상황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설 신뢰도뿐 아니라 고장 발생 확률, 평균 복구시간, 대체 처리용량까지 도시 폐기물 정책의 핵심 지표가 돼야 한다.

 

송도는 현대화 추진…문제는 ‘새 시설이 들어설 때까지’

 

송도 역시 현대화가 추진되고 있다.

인천시는 송도 자원순환센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안내자료와 조감도까지 공개했다. 앞서 시가 밝힌 계획에서는 현대화 시설의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공 이후의 모습만이 아니다.

 

새 시설이 가동될 때까지 기존 시설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할 것인지가 더 현실적인 문제다. 대규모 환경시설 현대화에는 설계와 인허가, 주민 협의, 공사와 시운전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청라·송도 시설의 잔존수명과 유지보수 비용, 계획정비 일수와 돌발정지 일수 등을 공개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소각장만의 문제 아니다…30년 된 승기하수처리장도 현대화

 

노후 환경시설 문제는 생활폐기물에 국한되지 않는다.

1995년 건설된 승기공공하수처리시설도 올해 현대화 사업이 본격화됐다. 현재 처리용량은 하루 27만5천㎥ 규모다.

 

인천시는 시설 노후화와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유입되는 고농도 하수, 수질기준 초과 우려와 악취 민원 등을 현대화 필요성의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총사업비는 4,265억원, 사업기간은 2032년 10월까지다. 기존 시설을 지하화하고 하루 27만㎥ 규모의 새로운 하수처리시설을 구축하는 대형 환경 인프라 사업이다. 

 

폐기물과 하수는 시민이 평상시에는 거의 의식하지 않는 시설이다. 그러나 단 하루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도 도시가 즉각 영향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로와 철도, 공항만 도시 인프라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루 수백t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수십만t의 하수를 정화하는 시설 역시 도시 기능을 유지하는 거대한 혈관이다.

 

이제 공개해야 할 것은 ‘고장 이력’과 ‘대체능력’

 

따라서 다음 단계의 취재는 예산 규모보다 시설별 실제 운영 데이터를 파고들 필요가 있다.

청라·송도 자원환경센터의 소각로별 설치연도와 설계수명, 최근 5년간 고장 건수와 원인, 계획정비와 돌발 가동중단 일수, 연도별 실제 가동률과 처리량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주요 부품 교체주기와 향후 5년간 유지보수 예상비용, 시설 한 곳 또는 소각로 한 기가 장기간 멈췄을 때 다른 공공시설이 추가로 처리할 수 있는 하루 처리량, 민간업체가 즉시 받을 수 있는 물량까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청라 1개 소각로 30일 정지’, ‘송도 전체 15일 정지’ 같은 상황별 비상 시나리오를 인천시가 갖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직매립 금지의 성패는 매립지 반입량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소각시설이 멈춰도 시민의 쓰레기가 거리와 공동주택에 쌓이지 않고 정상 처리될 수 있어야 비로소 안정적인 자원순환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인천환경공단은 올해 직매립 금지에 대응해 5개 반 24명 규모의 비상상황반을 운영하고 연간 25만t 규모의 폐기물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계획을 한 단계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몇 년 된 시설인지, 지난 5년간 몇 번 멈췄는지, 가장 오래 멈춘 기간은 얼마인지, 한 곳이 멈추면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지.

 

2026년 인천의 환경정책을 평가할 진짜 숫자는 어쩌면 ‘직매립 0t’ 하나가 아닐 수 있다.

도시의 마지막 쓰레기봉투 한 장까지 중단 없이 처리할 수 있는가.

직매립 시대 이후 인천이 답해야 할 다음 질문이다.

 

기자 사진
내외신문 인천본부 기자
월간 기후변화 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