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수출 호조에 달러 쌓였다…외환보유액 증가폭 ‘역대 최대’8월 외환보유액 4,422억8천만 달러…한 달 새 143억3천만 달러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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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8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8월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422억8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7월 말 4,279억5천만 달러보다 무려 143억3천만 달러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증가 속도다. 8월 외환보유액의 월간 증가액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외환보유액 잔액 역시 2022년 5월 4,477억1천만 달러 이후 약 4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외환보유액이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증가가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유로화 등 기타 통화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증가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단기 외화자금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황과 최근 수출 호조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수출업체 고객들이 금융권에 거액의 외화를 예치할 경우 이를 운용할 수 있는 채널로 외화지급준비금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의 구성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8월 말 예치금은 303억 달러로 한 달 만에 71억7천만 달러 증가했다. 미국 국채와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을 포함한 유가증권은 3,870억7천만 달러로 70억7천만 달러 늘었다.
두 항목에서만 무려 142억4천만 달러가 증가해 전체 외환보유액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별인출권(SDR)은 157억7천만 달러, IMF포지션은 43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금 보유액은 장부가격 기준 47억9천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외환보유액은 단순히 중앙은행 금고에 쌓아두는 달러가 아니다. 국제 금융시장이 흔들리거나 외화 유동성이 급격하게 부족해질 때 국가 경제를 보호하는 핵심적인 대외 지급수단이다.
따라서 외환보유액의 큰 폭 증가는 우리 경제의 외화 유동성이 그만큼 풍부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번 통계를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8월 말 잔액 4,422억8천만 달러는 과거 최고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번에 새 기록을 세운 것은 한 달 동안 증가한 규모가 역대 최대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수출 호조와 외화 유입이 이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이 4년여 만의 높은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경제의 ‘달러 곳간’이 다시 두꺼워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