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왜 54년 동안 달에 다시 가지 못했나…아폴로와 전혀 다른 ‘아르테미스의 도전’단순한 국기 꽂기 넘어 물·광물 탐사와 상주기지 건설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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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폴로 11호 달착륙해서 탐사하는 사진(AI합성) |
KNN 스피치 ‘혜윰달, 생각을 비추다’에 출연한 박선경 천문학자는 그 이유를 기술의 퇴보가 아니라 달 탐사의 목적과 난이도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과거 아폴로 계획이 냉전시대 미국의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단기 방문이었다면,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달에 장기간 머물며 자원을 확보하고 상주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국기 꽂기에서 자원 확보와 상주기지 건설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가 주목하는 곳은 달의 남극이다. 이 지역의 영구음영지에는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물은 우주인의 식수와 산소 공급에 활용할 수 있고,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면 로켓 연료를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달에는 희토류와 티타늄, 철을 비롯한 다양한 광물이 존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래 핵융합 연료로 거론되는 헬륨-3가 상당량 축적돼 있을 것이라는 추정은 달 자원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다만 헬륨-3 핵융합의 상용화와 경제성은 아직 검증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달에서 우주선을 발사하면 지구보다 훨씬 적은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화성과 소행성 등 심우주로 진출하는 중간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달 기지 건설은 단순한 탐사를 넘어 우주경제의 새로운 기반을 선점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달 남극은 아폴로 착륙지보다 훨씬 위험하다
아폴로 우주선은 비교적 평평하고 햇빛이 잘 드는 달의 적도 부근에 착륙했다. 반면 아르테미스가 목표로 하는 달 남극은 크레이터가 많고 지형이 험준하다.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 곳의 온도는 영하 200도 아래까지 떨어진다.
극심한 온도 차이는 배터리와 전자장비, 통신 및 생명유지장치의 성능을 위협한다. 착륙선은 어둡고 굴곡진 지형을 정밀하게 탐지해 안전한 지점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도착하는 것뿐 아니라 우주인이 일정 기간 생활하고 무사히 귀환할 수 있는 체계까지 갖춰야 한다.
수십 년간 유인 달 탐사가 중단되면서 당시의 생산설비와 부품 공급망, 숙련 인력도 대부분 사라졌다. 설계도 자체가 없어졌다기보다 오래된 기술을 현대의 재료와 시스템, 강화된 안전 기준에 맞춰 다시 검증하고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더 정확한 설명이다.
달 뒷면과 남극을 둘러싼 새로운 우주패권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늘 비슷한 면이 보인다. 다만 달의 미세한 흔들림인 ‘칭동’ 현상으로 지구에서는 전체 표면의 약 59%까지 관측할 수 있다.
달 뒷면은 지구에서 발생하는 전파 소음이 차단돼 초기 우주의 신호를 관측할 전파망원경 설치 장소로 주목받는다. 거대한 충돌 흔적인 남극-에이킨 분지는 달의 내부 구조와 태양계 형성 과정을 밝힐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미국은 아르테미스 협정을 기반으로 우방국들과 달 탐사 질서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도 독자적인 달 연구기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행 우주조약은 특정 국가의 달 영토 소유를 금지하지만, 현지에서 채굴한 자원의 소유권과 시설 주변의 안전구역 문제에는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
결국 인류가 54년 동안 달에 다시 가지 못한 것은 달에 갈 능력을 완전히 잃었기 때문이 아니다. 과거보다 훨씬 어려운 장소에서 더 오래 머물고, 자원을 활용하며, 다음 우주로 출발할 기반까지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달 착륙은 아폴로의 반복이 아니라 지구 밖에 인류의 첫 생활권을 구축하려는 전혀 다른 도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