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주택 정책인가.. 오세훈의 ‘미래 아파트’와 정원오의 ‘지금 살 집’재건축 청사진보다 중요한 건 시민의 현재....서울 주거정책, 현실 체감의 갈림길
|
![]() ▲ 정원오 후보 "지금살집" 오세훈 "대규모공급" 과연 누가 오른정책인가(사진=내외신문) |
[내외신문/전태수 기자]월세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전세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서울의 주택문제는 심각하다. 왜 그렇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단연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는 주택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논쟁은 단순히 “집을 얼마나 더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오세훈 후보와 정원오 후보의 충돌은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구를 위한 주택 정책인가. 그리고 시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의 문제다.
겉으로 보면 두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철학 자체가 다르다.
오세훈 후보의 핵심은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대단지 중심으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접근이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빌라, 오피스텔, 생활형 주택 같은 단기 공급형 주거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 시민들이 당장 버틸 수 있는 집을 먼저 공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 차이는 단순한 공급 방식의 차이가 아니다.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다.
오세훈식 공급은 미래 중심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은 완성되면 대규모 공급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실제 서울의 재건축 사업은 조합 설립부터 안전진단, 인허가, 철거, 착공, 입주까지 최소 10년 가까이 걸린다. 중간에 공사비 갈등이나 주민 분쟁이라도 생기면 일정은 더 늘어진다.
그런데 서울 시민들의 삶은 10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청년들은 월세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신혼부부는 전셋집을 구하지 못해 서울 외곽으로 밀려난다. 사회초년생은 월급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로 쓰고 있다. 대학가 원룸은 이미 “없어서 못 구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즉 서울의 주거 위기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생존 문제다.
바로 여기서 정원오 후보의 주장이 현실성을 가진다.
정 후보는 빌라와 오피스텔 같은 단기 공급형 주택을 이야기한다. 물론 빌라는 이미지가 좋지 않다. 전세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전세사기의 본질은 빌라 자체가 아니라 관리 실패였다.
감정평가 왜곡, 무자본 갭투자, 허술한 보증 시스템, 감독 부재가 문제였지 “빌라라는 공간” 자체가 범죄는 아니었다.
그런데 서울시는 결과적으로 시장 전체를 방치했다. 사람들은 “빌라는 위험하다”는 공포만 남겼고, 공급은 급격히 무너졌다.
![]() ▲ 빌라가 사라지고 있다. |
실제 통계를 보면 서울의 빌라 준공 물량은 2016년 5만6000가구 수준에서 2024년 6000가구 수준까지 추락했다. 10분의 1 토막이다. 과거 서울 서민 주거 공급의 핵심이 사실상 붕괴한 셈이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서울의 집 문제는 단순히 “아파트 부족”만이 아니라, 청년과 서민들이 처음 서울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중간 단계 주택’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시민은 처음부터 강남 신축 아파트에 들어가지 않는다. 사회초년생은 빌라와 원룸에서 시작한다. 신혼부부도 소형 오피스텔이나 다세대주택을 거쳐 자산을 모은다. 즉 빌라와 소형주택은 서울 주거 사다리의 출발점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오세훈식 정책은 지나치게 대단지 아파트 중심으로 흐른다.
물론 재건축은 필요하다.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현재의 주거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지금 살 집이 필요한데, 정책은 계속 “미래 공급”만 이야기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시민이 “월세가 너무 올라 힘들다”고 말하는데, 서울시는 “2035년 재건축 공급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답하는 구조다. 이 시간차가 시민 체감과 정책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만든다.
반면 정원오 후보의 접근은 현실의 속도를 본다.
2~3년 안에 공급 가능한 빌라·오피스텔·생활주택을 확대해 당장의 수급 불안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서울 시민들이 겪는 현실에는 더 가까운 방식이다.
특히 서울처럼 고밀도 도시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주택이 공존해야 한다.
초고급 아파트만으로 도시는 유지되지 않는다. 배달기사도 살아야 하고, 간호사도 살아야 하고, 사회초년생도 살아야 하고, 중소기업 직장인도 살아야 한다.
그 사람들이 버틸 수 있는 주거 공급망이 바로 빌라와 소형주택이었다.
도시는 쇼룸이 아니다. 일부 계층만 살아남는 공간이 되어서는 유지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의 주택 논쟁은 단순한 공급량 경쟁이 아니다. 서울을 누구의 도시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오세훈식 공급은 미래 가치와 도시 개발 중심의 정책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현재 시민들의 고통은 뒤로 밀려난다. 반면 정원오식 공급은 시민들의 현재 삶과 주거 현실에 초점을 맞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