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신문/전용현 기자] 탈탄소와 순환경제를 둘러싼 기술과 정책의 흐름이 한자리에 모인다. 폐기물 처리의 영역에 머물던 ‘폐자원’이 이제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자원으로 재조명되며 산업 구조 전반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는 4월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탈탄소 정책과 에너지’를 주제로 2026년 춘계 기술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후원하며, 탄소중립 실현과 순환경제 확산을 위한 정책과 기술의 최신 흐름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행사를 넘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폐자원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들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면서, ‘버려진 것’이 아닌 ‘재생 가능한 자산’으로서의 인식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행사는 박진원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윤영봉 한국환경공단 환경에너지시설처장과 윤용승 고등기술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의 축사가 이어진다. 이후 세 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정책, 기술,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글로벌 기술 흐름과 국내 대응 전략이 집중 조명된다. 그린수소의 글로벌 동향과 기술 개발 방향을 비롯해 선박용 탄소포집 기술, 폐플라스틱 열분해 활성화 방안, 연소 후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생산 단계에서부터 탄소 배출을 줄이고, 배출된 탄소를 다시 회수하는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세션은 순환경제와 폐자원 에너지 활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 생산, 매립지가스를 이용한 청록수소 실증 계획, 소각시설 열에너지 활용 방안 등이 논의되며, 폐기물 처리 과정 자체가 에너지 생산의 핵심 축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기존에는 환경 비용으로 인식되던 영역이 이제는 경제적 가치 창출의 기반으로 재해석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탈탄소와 기후테크 산업의 접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를 활용한 나프타 원료 생산 기술,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의 재사용 전략, 국내 열분해 산업 동향 등이 발표되며, 자원 순환 기술이 석유화학과 배터리 산업 등 기존 제조업과 결합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환경 기술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를 바꾸는 ‘기후테크’로의 진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미나가 기술 교류를 넘어 산업 전략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탄소중립이 선언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산업 구조와 시장을 재편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기술 경쟁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박진원 회장은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와 산업 전반의 핵심 과제”라며 “순환경제 전환과 탈탄소 전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세미나가 산업 혁신을 이끌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기업, 연구기관, 대학, 공공기관 관계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한국폐자원에너지기술협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이 본격적인 산업 단계로 진입하면서, 에너지 패러다임 역시 변화의 물결 위에 올라섰다. 더 이상 자원을 채굴하고 소비하는 일방향 구조가 아니라, 사용된 자원을 다시 순환시키는 ‘닫힌 고리의 경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번 세미나는 그 변화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창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