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 둘러싼 인천 정치 격돌…유정복 “지방재정 침해” vs 박찬대 “민생이 먼저”-26조 추경, 지방에 20% 부담…인천만 680억 분담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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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이 9일 시청 장미홀에서 열린 '2026년 4월 인천광역시 긴급 간부회의'에서 중동 전쟁에 따른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한 대응 방향과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관련 현황 등을 논의하고 있다. 조성화 |
국회는 지난 10일 밤 26조2천억원 규모의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추경은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 1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재원은 중앙정부가 80%, 지방자치단체가 20%를 분담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군·구를 포함해 약 680억원의 재정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3일 인천시청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추경 구조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재정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이는 지방재정 원칙에도 맞지 않고 자치 논리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 재정 여건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 분담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지방정부 역할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김봉화 |
반면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서면 입장을 통해 “시민들의 지갑이 이미 텅 비어 있는 상황에서 지방정부 부담을 탓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지금은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니라 민생을 살릴 때”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민생 회복 100일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화폐인 인천사랑상품권 ‘이음카드’ 혜택을 확대하고, 에너지 지원금을 신속히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정책은 속도와 체감이 중요하다”며 즉각적인 지원 집행을 약속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정책 해석의 차이를 넘어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국가적 위기 대응 사이의 균형 문제를 드러낸다. 한쪽은 재정 질서의 균열을 우려하고, 다른 한쪽은 시민 삶의 체감 온도를 우선시한다. 숫자로 설계된 예산이 정치의 언어로 번역되는 순간, 같은 추경도 전혀 다른 얼굴을 갖게 된다.
인천시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전쟁 추경’ 논쟁은 향후 정책 경쟁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방정부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시민 삶의 회복 속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이 설득력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