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림공구상가 ‘30년 산업 거점’ 흔들린다철강 경기 침체에 납품 물량 절반 이상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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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침체로 인천소재 공단들이 활기를 못찾고 있다. |
[인천/전용현 기자] 인천 동구 송림공구상가가 철강 경기 침체와 장기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으며 지역 산업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인천 동구는 이러한 현장의 위기를 정부에 전달하고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추진에 나섰다.
인천 동구는 지난 5일 김찬진 동구청장이 송림공구상가를 방문해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장 방문은 동구와 인천시가 정부에 건의 중인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추진과 관련해 지역 산업 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송림공구상가는 인천 동구 산업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온 대표적인 산업 상권이다. 1994년 문을 연 이후 30년 넘게 인천 지역 철강 및 공구 자재 유통의 중심 역할을 해왔다. 상가에는 약 180개 업체가 입점해 있으며 공구와 철강 자재를 공급하는 핵심 유통 거점으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 송림공구상가는 인천뿐 아니라 수도권 제조업과 건설업에 필요한 공구와 산업 자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 산업 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다. 철강과 기계 산업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하루 수백 명의 사업자와 기술자들이 상가를 찾으며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산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상가의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함께 철강 산업 전반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공구와 자재 납품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상인들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납품 물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유통 흐름이 사실상 정체 상태에 가까운 상황이다. 실제로 상가를 찾는 방문객 수 역시 급격히 감소했다. 과거 하루 평균 300여 명에 달하던 방문객 수가 최근에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권의 활기가 줄어들면서 상가 내부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의 폐업과 이탈이 이어지면서 전체 입점 업체의 10%가 넘는 약 20여 개 점포가 공실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공실이 늘어나면서 상가 전체의 분위기도 침체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매출 감소로 인해 관리비조차 제대로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장기 체납이 발생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상가 운영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체감되는 경기 상황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철강 산업의 업황 악화와 건설 경기 침체가 동시에 이어지면서 공구 자재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됐다는 것이다.
최병선 송림공구상가 이사장은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 철강업 업황 악화까지 겹치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곳에서 수십 년 동안 장사를 이어온 상인들조차 버티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된다면 세금 감면과 금융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장의 숨통이 트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은 특정 산업의 침체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 정부가 지정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제공하는 제도다. 해당 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세제 지원과 금융 지원, 기업 지원 프로그램 등이 마련될 수 있어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활용된다.
![]() ▲ 인천시청 |
인천 동구와 인천시는 송림공구상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 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철강과 공구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산업 구조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점을 정부에 설명하고 지원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이날 현장에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산업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구청장은 “민생 경제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정부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추진해 지역 산업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 송림공구상가와 같은 산업 기반 상권이 단순한 상업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산업 생태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특히 제조업과 건설 산업이 위축될 경우 이러한 산업 유통 상권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기 때문에 지역 산업 정책과 상권 활성화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송림공구상가는 지난 30년 동안 인천 산업의 성장과 함께해 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지금 이곳이 겪고 있는 위기는 단순한 상권 침체가 아니라 지역 산업 구조의 변화와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이번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추진이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 송림공구상가를 비롯한 동구 지역 산업 상권 회복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