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참여연대가 2025년 한 해 동안의 광양시 행정과 의정활동, 지역사회 주요 현안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2025년 광양 10대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연말 결산을 넘어, 지방자치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시민의 눈높이에서 점검한 성찰의 기록에 가깝다.
광양참여연대는 주민자치, 안전, 투명 행정, 노동, 복지, 시민 참여 등 지방자치의 핵심 가치가 정책과 행정 전반에 얼마나 충실히 반영됐는지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 결과,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반복적으로 드러난 공통점은 분명했다. 시민과의 소통 부재, 그리고 책임행정의 실종이었다.
주민자치 조례 제정 과정은 그 상징적인 사례로 지적됐다. 광양시의회가 추진한 주민자치 조례는 제도의 취지와 중요성에 비해 충분한 공론화와 시민 의견 수렴 없이 속도 위주로 진행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민자치를 제도화한다는 명분과 달리, 정작 주민은 논의의 주변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를 남겼다.
생활임금 조례를 둘러싼 논의 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
노동과 복지라는 본질적 정책 판단보다 감정적 대응과 정쟁에 가까운 공방이 앞섰고, 그 과정에서 시민이 기대했던 숙의와 책임 있는 결정은 실종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방의회가 정책 판단의 장이 아니라 감정의 무대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는 지적이다.
행정의 불투명성 역시 10대 뉴스의 중요한 축을 이뤘다.
감사 결과를 시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광양시의 태도는 투명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훼손한 사례로 꼽혔다.
행정의 오류나 문제는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고 설명할 때 비로소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시민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린 장면으로 평가됐다.
일상에서 체감되는 행정의 소극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광양시 전반에 걸쳐 난립한 불법 현수막 문제는 단속과 정비의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방관 속에 시민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공질서와 도시 미관을 관리해야 할 행정이 사실상 손을 놓으면서, 시민의 일상은 불필요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소통 부재의 결정판으로는 친환경 자원순환단지 설치를 둘러싼 시민 대토론회 불참 사태가 꼽혔다.
시민사회가 갈등 조정과 공론 형성을 위해 마련한 공식 토론회에 광양시가 불참을 통보한 것은, 갈등을 관리하고 시민 의견을 경청해야 할 행정의 기본 책무를 외면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됐다.
문제의 옳고 그름을 떠나, 대화의 자리에조차 나오지 않는 행정은 시민에게 ‘결정은 이미 끝났다’는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했다.
안전 분야에서도 행정 시스템의 허점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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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항 물류창고 화재는 명백한 인재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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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항 물류창고 화재는 명백한 인재로 분류되며, 사전 관리와 점검, 대응 체계 전반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사건 이후의 수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이었지만, 그 과정에서도 시민에게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으로 남았다.
의정활동의 태도 문제 역시 도마에 올랐다.
시정질의 중 일부 간부 공무원의 졸음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시민의 대표기관과 행정 전반에 깔린 긴장감 부재와 책임의식 결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으로 해석됐다. 시민의 삶을 다루는 자리에서의 무성의는 곧 행정 신뢰의 균열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광양시민단체협의회가 서희건설 비리 의혹과 관련해 공식 입장문을 발표한 사안 역시 10대 뉴스에 포함됐다. 이는 행정과 권력의 영역을 시민사회가 어떻게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됐다.
반면, 모든 뉴스가 비판으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광양 칭찬 릴레이 운동본부가 추진한 ‘칭찬주인공 100인 선정’과 광양참여연대가 협력한 ‘보육사랑 100인+기부 릴레이’는 시민 스스로 지역의 선한 변화를 만들어낸 모범 사례로 꼽혔다. 제도와 행정이 멈춘 자리에서, 시민의 연대와 참여가 공동체 회복의 가능성을 증명한 장면이었다.
광양참여연대는 이번 발표를 통해 “지방자치의 성숙은 비판과 대안, 그리고 시민 참여를 통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감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과 함께 대안을 만들고 실천하는 동반자로서의 책임을 2026년에도 이어가겠다는 다짐이다.
2025년 광양 10대 뉴스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행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그 행정은 시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듣고 있는가. 소통 없는 행정은 효율을 가장한 단절일 뿐이다. 광양의 2026년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이 진단을 불편하더라도 직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