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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모가디슈, 다시 포위되다…알샤바브 재부상의 그림자

2022년 승리의 기억은 사라지고, 반군의 발걸음이 수도를 향하다

무너진 방어선과 이탈하는 민병대, 중앙정부의 신뢰 붕괴

국제사회 지원 피로와 정치 분열이 부른 국가 존립 위기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5/08/11 [08:59]

소말리아 모가디슈, 다시 포위되다…알샤바브 재부상의 그림자

2022년 승리의 기억은 사라지고, 반군의 발걸음이 수도를 향하다

무너진 방어선과 이탈하는 민병대, 중앙정부의 신뢰 붕괴

국제사회 지원 피로와 정치 분열이 부른 국가 존립 위기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5/08/1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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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말리아의 복잡한 상황    

 

8월 초,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가 다시 포위 위기에 놓였다. 2022년 정부군의 대공세로 한때 약화됐던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는 불과 3년 만에 반격의 주도권을 쥐고 수도로 진격하고 있다. 정부군은 미국과 튀르키예, 아프리카연합의 지원을 받아 드론과 특수부대를 활용한 공세로 알샤바브를 몰아냈으나, 전선 방어를 맡은 일반 병력의 훈련 부족과 사기 저하는 반군의 기습과 기만 전술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알샤바브의 재부상은 군사적 성공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소말리아 특유의 씨족 기반 사회 구조와 ‘디아 문화’로 불리는 복수 관습은 국가 통합을 어렵게 했다. 푼틀란드, 주발랜드 등 주요 자치 지역은 중앙정부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거나 조건부로 협력하며 독자 노선을 걸었고, 중앙집권적 개헌 추진은 이들 지역의 반발을 자극했다.

 

정부군의 방어 전략은 다나브 여단 같은 정예 부대가 전선을 돌파하면 일반 병력이 점령지를 지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동시다발적 공격을 감행하는 알샤바브 앞에서 경험과 장비가 부족한 병력은 쉽게 붕괴했다. 탈영이 속출했고, 탈영병 가족에 대한 보복 위협은 오히려 사기를 더욱 떨어뜨렸다.

 

알샤바브는 수도를 압박하는 동시에 심리전을 병행했다. 대통령 차량 행렬을 겨냥한 급조폭발물 공격, 모가디슈 중심부와 외교 공관을 향한 박격포 사격이 이어졌다. 이런 공격은 정부군의 병력을 후방 치안 유지에 묶어 두어 전선 투입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냈다.

 

2025년 4월, 전략 요충지 아단 야발이 알샤바브의 손에 넘어갔다. 북쪽 250km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정부군의 보급 허브였으나, 수천 명의 병력이 수백 명의 반군 앞에 무너졌다. 이어 모코코릴과 타르도, 마하스 등 중부 핵심 거점이 연쇄적으로 함락되며 수도 접근로가 뚫렸다.

 

한때 정부군의 공세를 뒷받침했던 부족 기반 민병대도 이탈했다. 급여 미지급과 보급 부족이 원인이었고, 일부는 알샤바브와 협상에 나섰다. 민병대 중 가장 강력하던 하와들 민병대마저 모코코릴 전투에서 패배하면서 “더 이상 누구도 반군을 막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확산됐다.

 

국제사회의 지원 피로감도 전세 악화의 배경이다. 유럽연합은 예산을 삭감했고, 미국은 평화유지군 분담금 지원에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했다. 아프리카연합 평화유지군 급여는 수개월씩 체불됐고, 새로운 파병 계획은 재원 부족으로 차질을 빚었다.

 

정치적 분열은 군사적 위기와 맞물렸다. 푼틀란드와 주발랜드는 중앙정부와 무력 충돌을 벌이면서도 알샤바브와의 전투에서는 협력하는 이중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개헌 문제로 양측의 불신은 심화됐고, 국가 협의회는 사실상 마비됐다.

 

알샤바브는 점령지 확대를 통해 세수 기반을 강화하고, “승리하는 편”에 서려는 청년층을 적극적으로 흡수했다. 반면 정부군 특수부대는 소모전에 시달리며 숙련 병력과 지휘관이 줄어 전투 지속 능력이 약화됐다. 민병대 이탈과 정부군의 취약한 전력은 수도 방어에 심각한 공백을 남기고 있다.

 

 

결국 모가디슈를 향한 포위망은 조여오고 있다. 이번 위기는 단순한 내전이 아니라, 정치·군사·외교·사회 구조 전반이 동시에 붕괴하는 ‘복합 국가 실패’의 전형이다. 소말리아가 다시 국가 붕괴의 나락으로 떨어질지, 혹은 국제사회의 집중 지원과 내부 화합으로 반전을 이룰지는 앞으로 몇 달이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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