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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디지털경제 설계의 필요성..1929년 미국 대공황과 유사점

-K-디지털통화(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한국만의 독자성을 갖춰야 

-1929년과 닮은 미국경제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09 [09:28]

한국식 디지털경제 설계의 필요성..1929년 미국 대공황과 유사점

-K-디지털통화(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한국만의 독자성을 갖춰야 

-1929년과 닮은 미국경제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09 [09:28]

1929년 미국 경제가 붕괴한 배경은 단순한 주가 폭락이 아니라, 1920년대 ‘광란의 시대’로 불릴 만큼 뜨거웠던 호황이 만든 구조적 취약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 미국의 스테이블코인의 열풍과 비슷하다. 

 

당시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승전국의 지위를 기반으로 세계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고, 산업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급증하며 GDP는 42% 성장, 평균 소득은 1,500달러를 돌파했다.

 

실업률은 4% 이하로 내려앉았고, 주식시장은 투자와 투기의 경계를 잃은 채 광풍에 휩싸였다.

 

은행 대출을 통한 레버리지가 일상화되며 ‘100만 원 자본에 1,000만 원 투자’가 가능했고, 어빙 피셔 같은 저명한 경제학자조차 ‘주가의 영원한 고점’을 선언했다.

 

규제는 사실상 부재했고, 기업 가치 평가 시스템은 원시적이었다. 이러한 환경은 실물경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금융자산의 거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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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10월 24일, 역사에 ‘검은 목요일’로 기록된 날 지금 미국과 유사한 점    

 

그러나 1929년 10월 24일, 역사에 ‘검은 목요일’로 기록된 날, 미국 경제의 화려한 가면은 한순간에 찢어졌다. 전날부터 주요 기업 주가가 하락하며 불안감이 번졌고, 개장과 동시에 대규모 매도세가 폭발했다.

 

하루에만 1,290만 주가 거래되며 패닉이 확산됐고, 제너럴 일렉트릭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

 

일부 지방 거래소는 문을 닫았고, 월스트리트에는 ‘투자자 11명 투신’이라는 소문이 떠돌았다. 긴급 매수로 시장을 지탱하려 했지만 거대해진 경제 규모 앞에서 역부족이었다.

 

공포는 주말을 거쳐 월요일까지 이어졌고, 주식시장은 1932년 7월까지 시가총액의 90%를 잃었다.

 

대공황의 원인을 분석하면 세 가지 축이 드러난다.

 

맨먼저 과잉생산을 꼽는다. 기술 혁신과 대량생산 체계는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렸지만, 시장 수요를 초과하며 재고가 누적됐다.

 

그리고 주식시장의 과열이다. 실적 없는 기업마저 소문으로 주가가 급등했고, 이는 필연적으로 붕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마지막으로 극심한 소득 불균형이다.

 

상위 1% 미만의 부유층이 전체 부의 3분의 1을 차지했고, 대부분 가계는 은행 예금조차 없었다. 상위 자산가들이 주식을 팔아도 이를 받아줄 유동성이 대중에게 없었기에 시장은 급전직하로 추락했다.

 

대공황은 미국 국경을 넘어 세계 경제를 무너뜨렸다. 기업 수만 곳이 파산했고, 은행 9천 곳이 문을 닫았다.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아, 4명 중 1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거리에는 일자리를 구한다는 종이를 몸에 붙인 실업자들이 넘쳤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대통령 후버의 이름을 딴 판자촌 ‘후버빌’에 모였다.

 

범죄조직마저 무료급식을 운영하며 굶주린 시민을 도왔다. 미국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졌고, 세계 무역과 금융은 동반 붕괴했다.

 

이 비극은 국제통화 질서 개편으로 이어졌다.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은 달러를 금 1온스당 35달러로 고정하고,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았다. IMF 창설로 외환위기 시 긴급자금을 제공하며 금융안정을 도모했고, 마셜플랜을 통해 서유럽 17개국에 130억 달러를 지원했다.

 

미국은 재건과 문화 수출을 통해 달러의 국제적 위상을 굳혔다. 그러나 달러 패권은 미국의 무역적자와 과도한 발행에 의존했기에, 1971년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중단한 ‘닉슨 쇼크’로 불안정성이 드러났다.

 

이후 변동환율제가 도입되면서 달러는 실물 금이 아닌 경제력에 기반한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이 역사적 사례와 현재를 비교하면 놀라운 유사점이 보인다. 지금의 세계경제도 과잉유동성과 자산거품이 병존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저금리와 완화적 통화정책이 부동산과 주식 가격을 끌어올렸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적완화로 풀린 돈은 인플레이션과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기술주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의 고평가는 1920년대 전기·자동차주 과열과 흡사하다.

 

1929년 당시 레버리지 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파생상품과 마진거래, 암호자산 투자에서 과도한 차입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 규제는 존재하지만, 새로운 자산군에 대한 감독 공백이 1920년대의 무규제 시장을 연상시킨다.

 

또한 당시 미국이 경험한 소득 불균형은 현재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심화되고 있다. 상위 1%의 자산 집중이 극단화되면 소비 기반이 약화되고, 시장 충격 시 회복 속도가 느려진다는 점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다.

 

1929년의 붕괴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전이된 이유 중 하나는 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이었다. 지금은 예금보험제도와 중앙은행의 긴급대출 기능이 이를 완충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스템은 여전히 상호연결성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안고 있다.

 

한 국가나 대형 금융기관의 부실이 곧바로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는 구조다.

또한 1929년과 현재 모두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시장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

 

그때는 전기, 자동차, 라디오가 신기술이었고, 지금은 인공지능, 전기차, 블록체인 같은 신산업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혁신 기술이 실질 수익을 내기 전에 과도한 기대가 가격에 반영되면, 외부 충격이나 심리 변화만으로도 버블은 붕괴할 수 있다.

 

정치적 대응 역시 닮았다.

 

대공황 당시 후버 행정부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소극적 대응으로 비판받았고, 현재 일부 국가들도 급격한 금리인상이나 유동성 축소에 주저하며 인플레이션을 방치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대로 루즈벨트의 뉴딜 정책처럼, 오늘날에도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로 경기를 부양하려 하지만, 부채 확대와 통화가치 하락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또한 글로벌 차원에서의 달러 의존도와 그에 따른 부작용도 유사하다. 1929년 이후 달러 패권이 강화되면서 미국 금융정책이 세계경제에 직결됐듯, 지금도 미 연준의 금리정책은 신흥국 자본유출입과 환율 변동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당시 금본위제 붕괴가 새로운 통화질서를 열었듯, 현재는 디지털화폐와 지역통화 블록이 기존 달러 중심 체제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1929년의 교훈은 명확하다.

 

첫째, 자산가격 상승이 실물경제 성장과 괴리될 때, 둘째, 규제와 감독이 새로운 금융상품을 따라가지 못할 때, 셋째, 소득과 부의 불균형이 극단에 달할 때, 금융위기는 순식간에 찾아온다. 오늘날 세계경제는 이 세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제2의 대공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역사는 반복되지만, 형태를 바꾼다.

 

1929년의 주식 폭락은 종이증권의 붕괴였고, 2008년은 복잡한 파생상품이었으며, 다음 위기는 디지털자산이나 인공지능 버블에서 비롯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와 시장 참여자 모두가 과거의 사례에서 냉정한 교훈을 끌어내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금리 인상과 물가 불안, 지정학적 긴장, 공급망 불안이라는 4중고 속에 있다. 1929년에도 보호무역과 무역전쟁이 경기침체를 심화시켰듯, 오늘날 미·중 갈등과 각국의 산업보호정책은 글로벌 교역 둔화를 불러오고 있다.

 

금융위기는 대개 실물경제의 취약성을 증폭시키는 형태로 나타난다.

 

따라서 위기 예방의 해법은 단기 부양보다 장기 안정에 맞춰져야 한다.

 

과거 미국이 브레튼우즈와 마셜플랜으로 새로운 국제질서를 설계했듯, 오늘날에도 다극화된 경제환경에 맞는 새로운 금융안전망과 규제체계가 필요하다.

 

 

1929년의 비극이 보여준 것은 ‘심리’의 힘이다. 시장은 숫자보다 심리에 의해 더 크게 출렁인다.

 

지금의 글로벌 금융시장 역시 고평가된 자산과 불안한 소비심리가 공존한다.

 

100년 전 월스트리트에서 터진 공황이 세계를 덮쳤듯, 오늘날 클릭 한 번, 알고리즘 매매 한 줄로 촉발된 위기가 순식간에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다.

 

1929년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미래 위기를 한국의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에 대한 새로운 기법도입과 디지털한국경제의 새로운 설계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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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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