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 폭탄' 복귀, 반도체부터 의약품까지 전방위 압박-“미국에 공장 지으면 면제”… 관세를 무기로 바꾼 투자 유치형 압박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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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트럼프와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다. |
트럼프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유치하면 관세를 면제할 수 있다는 조건을 걸어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불확실성과 압박의 정치에 직면해 있다. 그는 구체적인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세 부과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심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인도가 러시아산 석유를 수입한다는 이유로 기존 25%에 추가 25%를 부과, 총 5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에너지 안보 차원의 불가피한 수입이라며 미국의 조치가 비논리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스위스의 경우에는 자국 의약품의 높은 가격을 문제 삼아 39%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스위스 대통령이 직접 미국을 찾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조차 성사되지 않았고, 스위스는 더 매력적인 제안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방식이 ‘거래 조건’ 중심이라는 것이다. 스위스는 관세를 10%로 낮추는 조건으로 1,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내놓았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절했다.
그는 스위스가 연간 400억 달러의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상황을 두고 “미국의 돈을 훔치는 것과 같다”며 날을 세웠다. 글로벌 제약사에도 직접 서한을 보내 약값 인하를 요구했고,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최저가 기준으로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역시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굴욕적으로 먼저 전화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운 브라질은, 보복 조치로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휴전도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트럼프가 연장을 결정하지 않는다면 세계무역기구(WTO) 체제를 위협하는 전방위 무역전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일방적인 결정이 세계 경제의 질서를 좌우하는 현실 속에서, 각국의 대응 전략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트럼프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폐쇄된 국가였던 한국이 시장을 개방하게 됐다”고 언급하며 관세 협상의 성과로 한국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그는 미국차의 수입 증가 가능성에 기대감을 보이며, 비관세 장벽의 완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은 공공기관이 담보한 보증과 대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처가 불분명한 부분은 5% 미만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이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 미국의 중상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트럼프와 그의 참모 피터나바로, 로버트라이트하이저 |
트럼프는 의약품에 대한 관세 역시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초기에는 소폭 부과하지만, 1년 반 뒤에는 최대 2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명백히 글로벌 제약사들의 미국 생산시설 이전을 유도하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그는 “관세로 다른 나라들로부터 수조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이 수십 년간 이용당한 결과를 되돌리는 과정”이라고 강변했다. 이렇게 모인 자금을 미국 부채 상환에 활용하고, 일부는 국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시민들은 이러한 조치로 인해 체감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는 생필품 가격 폭등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며, 반대로 트럼프의 ‘국민 배당’ 언급에 기대를 거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무역 상대국들은 물가 안정과 기업 공급망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트럼프의 고율 관세 정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경제적 논리보다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호주의 경우에도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었다. 미국은 잠수함 협정 재검토를 진행 중이며, 호주 총리는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외교 관계의 변화를 상징한다.
트럼프는 “호주도 시장을 개방했고, 이는 훌륭한 성과”라고 칭찬했지만, 호주 총리는 해당 조치가 10년간의 검토 결과일 뿐 트럼프 때문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트럼프의 관세 철학은 단순하다. "한 나라에 관세를 부과했다면 모든 나라에도 부과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이는 철강, 알루미늄, 의약품, 반도체 등 특정 품목을 넘어서, 세계 무역 질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역 적자 문제는 “미국에서 돈을 도둑맞는 것과 같다”는 트럼프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단순화되며, 국내 지지층에게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 사법부가 트럼프 정권에게 내린 무역정책의 철퇴 |
그러나 무역 적자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비스 무역까지 포함하면 미국은 사실상 균형을 이룬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실제로 트럼프의 정책이 무역수지를 개선하기보다 글로벌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와 공급망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국가 안보와 주권의 관점에서 강변하며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이번 관세 전략의 실질적 목적은 단순한 보호무역을 넘어 '투자 유치형 관세'로의 전환으로 읽힌다. 관세를 위협으로 삼아 미국 내 공장 설립과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방식은 산업정책과 외교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자국 경제에 유리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동맹국 간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트럼프의 고율 관세는 단지 '경제 조치'가 아니라, 외교 전략이자 정치적 레버리지로 작동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EU 등 전통적 동맹국조차 예외 없는 압박 대상이 된 현실은, 글로벌 파트너십의 개념 자체를 흔들고 있다.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는 메시지는 세계 각국 기업에 현실적인 리스크이자 기회로 작용하며, 국제 경제의 미래를 불확실성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