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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상화폐는 더 이상 증권이 아니다”…SEC, 규제 패러다임 전환 선언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5/08/01 [09:29]

미국 “가상화폐는 더 이상 증권이 아니다”…SEC, 규제 패러다임 전환 선언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5/08/0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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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2025년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폴 앳킨스 위원장은 역사적인 선언을 내놨다. “대부분의 가상화폐는 증권이 아니다”는 공식 발언이었다. 이는 지난 수년간 SEC가 보여왔던 기조, 특히 바이든 정부 시절 개리 겐슬러 위원장이 펼쳤던 ‘가상자산=증권’ 프레임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겐슬러 전 위원장은 비트코인 이외의 거의 모든 가상화폐를 ‘투자계약’으로 간주했고, 이에 따라 증권법 적용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앳킨스 위원장은 이런 규제가 “미국의 혁신을 억눌렀으며, 수많은 유망 기업들을 해외로 쫓아냈다”고 평가하며, 규제 체계를 전면 재구조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단지 미국 내 규제 지형이 바뀐다는 의미를 넘어서, 세계 디지털 자산 정책의 기준점이 바뀌는 ‘패러다임 시프트’다. 미국이 ‘증권 규제 프레임’을 접고, 가상자산을 상품 또는 기타 자산으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가상자산 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사실상 SEC가 손을 뗀 것이 아니라, 손을 다시 들고 ‘미래로 가자’고 말한 것”이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하위 테스트’ 폐기 수순…투자계약 아닌 기술 기반 판별로


앳킨스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 증권법상 증권 여부 판단의 핵심 기준이었던 ‘하위(Howey) 테스트’의 한계를 지적했다. 하위 테스트는 원래 오렌지 농장 투자계약 관련 소송에서 나온 기준으로, “금전 투자, 공동 사업, 타인 노력에 따른 수익 기대”라는 세 가지 요소로 증권성을 판단한다.

 

그러나 1930년대 농장 투자 기준을 21세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계속되어 왔다. 앳킨스는 이를 인정하고, “시장 참여자가 스스로 해당 자산이 어떤 성격인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 아래 이중·삼중으로 겹쳐 있던 규제를 벗겨내고, Web3 생태계와 디지털 혁신 기업들에게 ‘예측 가능한 시장’이라는 선물을 안겨주는 조치다.

 

특히 탈중앙화(Decentralized) 프로젝트, DAO(탈중앙화 자율조직), 디지털 재화 플랫폼 등에게는 ‘합법화의 길’이 열리는 결정적 시점이기도 하다.

한국처럼 하위 테스트를 그대로 원용하거나, ‘실질 규율 없는 심의 중심’으로 흘러온 국가에는 커다란 반면교사가 된다.

 

SEC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크립토’…미국은 이제 디지털 금융 인프라 만든다


SEC는 단순히 규제를 완화하거나 기준을 바꾸는 수준에 그치지 않았다. 앳킨스 위원장은 이날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의 출범도 공식화했다.

 

이는 SEC 내부 전 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 자산 전환 프로젝트로, 단지 제도 정비가 아닌 ‘온체인(On-Chain) 금융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Trump-aligned think tank)와 협력해 디지털 자산의 실물경제 통합 방안을 수립 중이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토큰 증권(Tokenized Assets) △NFT의 실질 자산 연결 △디지털 유동성 시장 구조 △탈중앙화 금융(DeFi) 거버넌스 모델 등을 아우르는 대형 정책 패키지다.

 

즉, SEC가 더 이상 “이건 안 돼”라고 외치는 ‘심판’이 아니라,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설계’하고 ‘보호’하고 ‘확산’시키는 ‘코치’ 역할로 돌아서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곧 세계 질서의 ‘디지털 금융화’를 선도하려는 미국의 야심찬 포석이다.

 

XRP와 리플 소송 타결 임박설…시장 불확실성 해소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규제 불확실성 중 하나였던 리플(XRP) 소송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는 소식도 나왔다. 2023년 7월 뉴욕지방법원은 XRP가 개인 투자자 대상 유통에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시했지만, SEC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SEC 수장 교체와 트럼프 정부의 친(親) 가상자산 기조에 따라, SEC가 항소를 철회하고 합의에 나설 것이란 보도가 잇따랐다. 업계는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소송이 종료되면, 알트코인 전반에 대한 제도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ETF 상장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7월 말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관련 ETF 기대감으로 급등세가 펼쳐졌다. 이는 ‘시장 규칙이 바뀐다면, 자금도 돌아온다’는 투자심리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국도 이 점을 유심히 봐야 한다. 리플과 같은 알트코인이 거래소 상장 폐지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미국은 제도권 진입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의 거래소도 상장 기준 재검토가 시급하다.

 

한국의 과제- 이제는 ‘따라가는 자’가 아니라 ‘기준을 만드는 자’로


SEC의 정책 변화는 단순히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세계 금융 규제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모든 국가의 금융당국은 이에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한국의 경우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원화(K-CBDC), 암호자산 과세 정책이 조각처럼 따로 놀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한국은행-국세청-과기정통부 간의 거버넌스 부재가 문제다.

 

K-스테이블코인 체계 구축 먼저 해야 한다. 

 

▲은행 중심의 실물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먼저 국제무역용으로 활용한 뒤, 소비자용으로 확장하는 ‘투트랙 모델’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K-CBDC의 제도권 통합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민간 생태계와 연결할 수 있도록 개방형 인터페이스 설계를 동시에 설계하고

 

▲국내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 구축: Web3, NFT, DAO, STO 등 다양한 자산 유형에 대한 법적 정의와 발행·유통 규칙을 포함한 통합 법제

 

▲정비금융-기술 공동 거버넌스 구성: 디지털 자산위원회 신설, 규제 샌드박스와 연계한 테스트베드 제도화국제 공조 주도 전략: G20 및 ASEAN, EU와의 디지털 통화 규제 공동 기준 제안▲SEC의 선언은 단순한 한 국가의 법률 개정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금융질서 재편의 시작이다.

 

지금은 ‘규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기준을 만들 것인가’의 시대

 

한국판 디지털 뉴딜 선언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가상화폐 산업을 미국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는 단지 ETF 승인이나 규제 완화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온체인 금융, Web3 경제, 디지털 화폐 패권을 향한 미국의 진군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제 한국도 선택해야 한다. 계속 “이건 위험해”라며 외면할 것인가, 아니면 “이건 기준이야”라며 세계에 제안할 것인가. 더 이상 늦출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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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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