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라비기행단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행사를 개최했다. 13일, 서울 민족문제연구소 소회의실에서 열린 이번 특강은 ‘개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강연은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맡아 최근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개헌 논의를 집중 진단했다. 곽 전 교육감은 강연에서 지난해 12월3일에 발생한 내란 시도 이후 정치적 격동 속에 부상한 개헌 문제를 조망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권력구조 중심의 정략적 개헌이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고 동의하는 ‘헌정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전 교육감은 현행 헌법체계에서는 일반국민의 생각이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이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정부와 국회의원이라는 파워엘리트의 이익에 좌우되어서는 곤란하다고 했다.
이에 청중석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특히, 각계각층의 시민이 주권자로써 적극적으로 개헌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여졌다.
이선엽 ‘공공문제와 제도연구소장’은 일반시민의 사법참여 확대와 사법개혁의 문제 및 이와 관련한 인공지능(AI)의 헌법적 규율에 대한 의견을 구하였다.
이에, 곽 전 교육감은 이미 대법원은 재판의 하중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하였으며, 법관증원의 필요성과 “AI가 인간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논의를 이어나갔다.
먼저, 한국에서 재판이 갖는 구조적 문제로 인해, 당사자인 국민들은 “1심과 2심의 재판 결과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러한 근본 원인은 재판의 충실성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하기 때문에 시민들은 많은 비용을 쓰면서까지 대법원에 상고한다고 지적했다.
사법개혁은 무엇보다 ‘충실한 1,2심 재판’이 선결조건이며, 이를 위해서는 일반법관의 수를 순차적으로 2배는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사법개혁은 총체적인 시스템이므로 ‘풍선효과’나 ‘왜곡효과’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단편적인 개선으로는 안 된다고 경고하였다. 따라서, 치밀하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당부하였다.
다음, 인공지능의 활용성이나 헌법적 규율의 부분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의 오남용과 통제가능성을 확보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헌법적 조항으로써, “인공지능은 어떠한 경우에든 인간에 봉사해야 하며, 인간의 지성을 보완할 뿐이다. 인공지능의 조작을 통해서 인간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예시하였다.
이날, 곽 전교육감은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도 사법의 폐해와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재명 정부가 국민주권정부’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개헌절차에 있어서 국민들 의사를 존중하고, 이에 기반 한 개헌이 이루어 질 것이다”라고 기대와 전망으로 마무리 했다.
현행 대한민국 헌법은 1987년 6월 항쟁의 성과로 제9차 개정을 거쳐 제정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후 각 정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둘러싼 개헌 논의가 반복되었으나 본격적인 개헌안 상정에는 이르지 못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연임제를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발의했지만, 국회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자동 폐기된 바 있다.
이날 특강에는 다양한 분야의 원로와 전문가, 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이종수 전 KBS 이사장, 강성윤 민족정기연합회 부회장, 손영철 전 한국전력 노조위원장, 정찬남 교육원 원장, 이하배 소통문화 대표, 탁재택 전 KBS 정책전문위원, 이공훈 학벌없는사회만들기 대표, 최자인 문화예술인, 진승호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이선엽 공공문제와 제도연구소장, 김수인 시민사회혁신연대 대표 등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특강강사인 곽노현 전 교육감은 인권법, 헌법 등 공법분야의 연구를 수행한 대한민국 법학자 출신으로, 시민운동가로써도 활동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갈마라비기행단’은 30여 년간 역사학자와 시민사회 원로, 시민활동가, 역사기행 전문가 및 각 분야의 리더 들이 모여 역사 바로 알기를 실천해 온 모임이다. 이 모임은 김수인 상임집행위원장이 모임을 총괄하고 있으며, 2020년 공식 출범식을 가진 이후 현재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저작권자 ⓒ 내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