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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언론인연대 논평] "'배우자 토론' 아닌 '내란 책임'이 먼저다"…김문수 후보 배우자 토론 제안에 부쳐

내외신문 | 기사입력 2025/05/21 [10:49]

[12.3 언론인연대 논평] "'배우자 토론' 아닌 '내란 책임'이 먼저다"…김문수 후보 배우자 토론 제안에 부쳐

내외신문 | 입력 : 2025/05/21 [10:49]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돌연 제안한 ‘대선 후보 배우자 토론회’가 정치권에 불필요한 소모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영부인은 단순한 배우자가 아닌 공인이며, 국민이 검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표면적으로는 타당해 보일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내란의 책임은 외면한 채 ‘배우자’에게 정치적 책임을 전가하려는 얕은 의도가 깔려 있다.

김용태 위원장의 발언은 마치 배우자에 대한 정치적 검증을 강조함으로써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하지만 이 발언은 동시에 국민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도이치모터스 주가연루, 허위경력 및 국정 개입 논란을 다시 소환하게 만든다. 검증의 잣대가 필요하다면, 그 첫 대상은 김건희 여사여야 한다는 국민적 상식이 절대 비껴가지 않는다.

배우자 검증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당장 김건희 수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게 먼저가 아니겠는가?

이는 여야를 떠나, 정치적 형평성과 기본적 공정성의 문제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은 검찰 수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사실상 무풍지대’에 머물러 있다. 이것이 과연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사법 시스템인가, 아니면 면죄부를 발행하는 정치 수사인가.

12.3 언론인연대는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묻는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기도, 국정원 비밀예산 편성, PMC 연계 모의 등 헌정을 뒤흔든 내란 시도에 대해 어떤 정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그 사태를 마무리 짓기는커녕, 오히려 계엄 시도의 핵심 인사들을 대선 전면에 내세우고, 그 가족을 토론 무대에 올려 ‘책임의 무게’를 분산시키려 한다.

이런 시도는 책임의 본질을 흐리는 정치적 기획일 뿐, 진실한 사과나 반성의 태도가 아니다.

후보자 배우자가 토론 무대에 오른 순간, 그 역시 공인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공인의 지위는 정치적 연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실 앞에 무릎 꿇고 책임지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후보자 배우자 토론?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

우리는 단지 김문수 후보의 부인이 토론장에 등장하려 한 것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란에 침묵한 권력이, 그 책임을 회피한 채 배우자를 내세워 정당성을 세탁하려는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배우자 토론이 아니라, 내란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다.

정치란 무대가 아니다. 공인은 연기자가 아니다. 대중 앞에 선다는 것은 스포트라이트가 아니라 국민의 질문 앞에 선다는 뜻이다.

12.3 언론인연대는 언론의 책무를 다해 묻는다.

침묵은 면책이 아니다. 책임 없는 무대는 민주주의에 대한 조롱이다.

지금 이 나라가 필요로 하는 것은, 쇼가 아니라 진실이다.

2025년 5월 21일

12.3 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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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언론인연대 깃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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