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럭비공 외교가 아닌 규칙이 있다.동맹 회의론과 방위비 협상... 거래적 접근법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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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취임 공식사진 |
나토 역시 트럼프의 회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나토를 "낡은 기관"으로 혹평하며, 회원국들이 GDP 대비 2%의 방위비 지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동맹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집권 당시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1%대에서 유지하자 그는 강하게 반발했고, 미국의 탈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가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 회원국들은 방위비 지출을 2% 이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트럼프의 주장과 일정 부분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트럼프의 주장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동맹 체제는 그의 외교 기조에 따라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역 정책에서도 트럼프는 자유무역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자유무역이 미국에 불리한 구조라고 비판하며, 기존의 자유무역 질서를 깨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공정한 무역을 강조했지만, 여기서 공정성이란 철저히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정의되었다.
그는 자유무역이 오히려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규모 무역 적자를 문제 삼아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전쟁은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쳤으며, 트럼프는 이러한 강경한 무역 정책을 통해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자유무역 질서는 크게 흔들렸고, 미국과 동맹국들 간의 경제 관계도 변화를 맞이했다.
트럼프의 외교 전략은 기존 미국 정부와 차별화된 점이 많았다. 그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견제하던 권위주의 국가 및 지도자들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기존의 외교적 견제보다는 직접적인 거래를 통해 관계를 설정하려 했다. 1990년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그는 옐친을 비판하며 권위주의적 리더십에 대한 선호를 드러냈다.
또한 중국의 천안문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미국 정부와는 다른 시각을 보였다. 북한과의 외교에서는 김정은과 직접적인 대화를 시도하며, 기존과 다른 외교적 접근법을 보였다.
김정은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면서도 동시에 협상을 통해 외교적 관계를 조정하려 했고, 역사상 최초로 현직 미국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정상회담을 가지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는 트럼프가 기존 외교 방식을 뛰어넘어 거래 중심의 외교를 선호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트럼프는 전쟁 개입을 극도로 꺼렸으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군사 개입보다는 협박과 압박을 통해 상대국을 길들이는 전략을 선호했다. 그는 한미 연합훈련을 "워 게임"으로 묘사하며, 불필요한 지출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주한미군 철수를 진지하게 고려했으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통해 한국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강력한 육군력을 보유한 국가라는 점과 미군의 전력 공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전략적 요소를 인식하면서 주한미군 철수 계획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외교 전략은 동맹 회의론, 자유무역 불신, 권위주의적 지도자 선호라는 세 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다. 그는 미국의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며, 미국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지 못한다면 언제든 동맹 관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며, 동맹을 경제적 거래로 바라보는 태도가 반영된 결과다. 이러한 기조는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 정책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대만 유사시 미국의 방어 전략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은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일대일 직접 협상을 선호하는 만큼, 한국 역시 주도적으로 협상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일방적인 양보보다는 협력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방위비 분담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가 주장하는 거래 중심의 외교 전략에 맞춰, 한국은 미국과의 협력 관계를 단순한 안보 동맹을 넘어 경제적 협력과 기술 협력까지 확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트럼프의 외교 전략이 다시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동맹 체제가 단순한 안보 협력을 넘어 경제적 거래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
방위비 협상에서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외교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다시 한 번 국제 무대에서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 이에 대비한 다각적인 외교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