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프로젝트.... 국익인가, 재앙인가?""심해 가스전 개발의 경제성과 환경적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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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왕고래 프로젝트 지역 |
또한 중앙은행 기후 리스크 연구협의체(NGFS)는 이로 인해 발생할 탄소 비용이 최소 213조 원에서 최대 2,41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정부가 예상한 2,000억 원의 수익을 크게 초과하며, 사업 자체가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가능성을 암시한다. 더욱이 심해 가스전 개발은 고비용 구조와 높은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심해 유전의 시추 비용은 일반적으로 천해 유전의 25배 육상유전의 몇십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초기 탐사 비용뿐만 아니라 개발 및 운영 단계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 역시 막대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쉐브론의 Gorgon LNG 프로젝트 사례만 보더라도 개발 초기 예상 비용이 52조 원에서 최종적으로는 76조 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또한 비슷한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1회 시추 비용이 1,000억 원에 달하고 탐사 성공 확률이 20% 미만인 상황에서 최소 5,000억 원의 탐사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상업 생산에 성공하더라도 총 개발 비용이 수십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은 정부와 한국석유공사가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제다.
이 사업이 환경과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 동해안 가스전은 운영 중에도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내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전 세계 주요 금융기관들이 신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자금 및 보험 지원을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 역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HSBC, BNP파리바, 알리안츠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이유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은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지속 가능한 재정적 기반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한편, 동해안 지역의 지진 위험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동남권에는 14개의 활성 단층이 존재하며, 이 지역에서 발생한 경주와 포항 지진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석유가스 개발 행위가 지진을 촉발하거나 발생 시점을 앞당길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진의 14.7%가 석유가스 개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지역에서 불과 40km 떨어진 포항은 지열발전으로 촉발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잠재적인 지진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국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사업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며 미래 세대에 막대한 탄소 빚을 떠넘길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또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 중심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동해안 지역의 해상풍력 개발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동해안 지역의 해상풍력 기술 잠재력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에너지량을 충분히 능가하며, 온실가스 배출 없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정부가 해상풍력, 배터리, 그린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한다면,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같은 고비용·고위험 사업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집착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 기자가 한국석유공사에 본 사업과 관련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석유공사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준비 중"이라며 자세한 설명을 회피했다. 국민의 재정적 부담을 증가시키고 환경과 경제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신중한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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