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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를 모르는 은행권 회장들, 금융 신뢰의 위기..제도개선 해야

전태수 기자 | 기사입력 2024/12/21 [10:10]

염치를 모르는 은행권 회장들, 금융 신뢰의 위기..제도개선 해야

전태수 기자 | 입력 : 2024/12/2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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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수 기자    

염치불고(廉恥不顧), 즉 "청렴과 부끄러움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고사성어는 최근 반복적으로 드러난 은행권 고위 임원들의 비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은행은 국가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기관으로,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최근 7년간 국내 은행권에서 고위 임원들의 부패와 비리는 금융업계 전체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의 채용 비리 사건, 우리은행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 그리고 우리은행 직원의 대규모 횡령 사건은 지도층의 도덕성과 투명성이 조직과 사회의 신뢰 회복에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사건들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 없으며,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조명해야 한다.

 

고사성어 상행하효(上行下效)는 "윗사람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면 아랫사람이 이를 본받아 악습을 답습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금융권의 비리 사건은 이 교훈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2024년 드러난 우리은행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은 약 350억 원의 대출이 부당한 조건으로 승인되어 상당 부분이 부실화되었고, 이는 조직 내부에서 공정성과 책임감이 결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의 경영진은 도덕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하며 조직 내 도덕적 해이를 초래했다. 우리은행 사례는 조직 내 투명한 감시 체계가 없을 경우 어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의 채용 비리 사건은 상행하효의 교훈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함 회장은 과거 하나은행장 재직 시절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주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은 은행 내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지도층의 부정행위가 조직 전반의 윤리 기준을 떨어뜨릴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도층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책임감 있게 행사하지 못할 때 조직의 공정성과 신뢰는 근본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행장에 이어 최근의 비리 사건들은 금융권 내부 통제의 허술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2년 우리은행 직원이 700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사건은 조직 내 통제 시스템이 얼마나 부실한지 단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이 사건은 개인의 탐욕이 조직에 얼마나 큰 손실을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며, 금융업계 지도층이 정의와 윤리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견리사의(見利思義), 즉 "이익을 보더라도 정의롭고 도덕적인지 먼저 생각하라"는 고사성어는 금융업계 지도층이 반드시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그러나 최근의 사례들은 이 교훈을 정면으로 배반하며 금융기관이 가져야 할 공공성과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금융권의 비리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은행의 횡령 사건과 하나금융그룹의 채용 비리는 모두 조직 내 감시와 통제 체계의 부실이 이러한 부정행위를 방조하거나 묵인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처럼 초기에 문제를 예방하지 못한 결과로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이 강화되고 투명성이 확보되었다면, 이러한 문제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다.

 

금융권 비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폐를 청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 당국은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고위직 인사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내부 고발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고발자를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강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또한, 은행 내부의 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 없이는 비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은행은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기관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를 책임지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지도층의 도덕성과 투명성은 조직 전체의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좌우한다. 상행하효와 견리사의 같은 고사성어에서 얻은 교훈은 금융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이제는 단순히 사건 발생 이후 대응하는 것을 넘어 예방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때다. 금융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공공성을 실현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금융권은 투명성과 공정성을 회복하고 장기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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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기후변화 발행인
내외신문 대표 기자
금융감독원, 공수처 출입기자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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