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안한 우리 경제, AI 산업과 수출 다변화가 열쇠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끈 경상수지 흑자, 그러나 장기적 위험 요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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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수출의 급증에 크게 의존했다. 6월 반도체 수출은 50.4%나 급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정보통신기기 수출도 2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는 377억 3,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8배나 증가한 수치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제는 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투자 열기가 점차 식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AI 부문에 6,000억 달러를 투자했으나, AI 관련 매출은 1,000억 달러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AI 투자가 정점을 지나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미국 증시에서는 기술주 랠리가 마침내 끝을 맞이하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등의 주가 하락은 AI 시장에 대한 회의론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반도체는 여전히 우리나라 수출의 18.4%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중국과 대미국 수출이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품목과 시장에 의존하는 구조는 외부 변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고, 기술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 AI 산업에 대한 일시적인 회의론이 존재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가격 조정일 뿐, AI의 수요와 수익모델은 여전히 강력하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AI와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
다가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는 외부의 충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파제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출 품목을 다각화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면, 어떤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