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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한가한 인식이 문제다...‘트리플(Triple) 감소’에 전문가들 인식문제 지적

트리플(Triple) 감소’에 전문가들 "한국경제 부진늪 이미 빠져...탈출구가 필요하다.

박근종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3/09/07 [09:44]

기재부 한가한 인식이 문제다...‘트리플(Triple) 감소’에 전문가들 인식문제 지적

트리플(Triple) 감소’에 전문가들 "한국경제 부진늪 이미 빠져...탈출구가 필요하다.

박근종 칼럼리스트 | 입력 : 2023/09/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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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트리플하락     ©

한국경제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한 안개 속에서 실물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생산(-0.7%), 소비(-3.2%), 투자(-8.9%) 3대 지표가 올해 7월 일제히 하락했다. 통계청이 지난 8월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상저하고(上低下高 │ 상반기 저조, 하반기 반등)’ 정부 전망과는 달리 하반기 첫 달부터 경기 지표가 1월 이후 6개월 만의 ‘트리플(Triple) 감소’를 기록하면서 ‘상저하고’ 가능성은 더 멀어져 ‘희망 고문’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이 여전히 계속된 데다, 여름철 기상 악화와 자동차 판매 위축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게 정부 분석이지만 하반기 경기 반등을 장담하기는 매우 어렵게 보인다.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쪼그라들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8.9%나 줄면서 2012년 3월 12.6% 감소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특히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 말로 종료되면서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한 달 새 22.4%나 급감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소비와 생산 지표도 동반 감소했다. 상품의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지난달 103.0(2020년=100)으로 3.2% 줄었다. 감소율은 2020년 7월 4.6% 감소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이 중에서도 승용차 등 내구재의 감소율이 5.1%에 달하는 등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6월 말로 종료되면서 7월 내구재 판매가 줄었고 예년보다 비가 많이 오면서 외부 활동이 줄어 소비활동도 감소했다.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도 109.8(2020년=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올해 1월 0.2% 감소로 시작한 전산업 생산은 상반기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4월 1.3% 감소 이후 5·6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3개월 만인 7월엔 감소 전환한 것이다.

 

공공행정 6.5% 감소와 광공업 생산이 2.0% 감소한 영향이 컸다. 서비스업·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어 전체 감소 폭은 크지 않았지만 주력 산업인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의 부진이 두드러지는 등 경기침체 흐름이 더 빨라지는 모양새다. 의복·모피(28.5%) 등은 늘었으나, 컴퓨터(-17.3%), 전자부품(-11.2%), 기계 장비(-7.1%) 등의 감소율이 특히 높았다. 반도체 생산도 같은 기간 2.3%나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지표 악화를 언급하며 기상 악화와 차량 개별소비세 변동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했다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한가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중국 부동산발(發) 침체 쇼크는 이미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 데다 제조업 수출 출하는 1987년 8월 15% 감소 이후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14.5%나 급감했고, 재고율은 123.9%로 11.6%포인트나 급등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 실적을 금액으로 나타내는 건설기성은 0.8% 증가했으나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2%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5포인트 하락해 지난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4포인트 상승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다 기업들이 꽉 막힌 수출길에 산더미처럼 불어난 재고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고사할 위기에 처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렇듯 중국발(發) 경제 침체, 심각한 가계 부채, 수출 감소 등으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8월 28일 파업찬반투표에서 89% 찬성률로 파업권을 확보했고, 기아도 8월 31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8월 31일부터 3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포스코 노조 역시 올해 임단협을 맞아 20차례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지난 8월 23일 20차 임단협에서 노조 측은 창립 55년 만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이들 핵심 업종은 역대급 실적을 올린 만큼 임금 인상 요구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60세인 정년을 64세로 연장하라는 등 무리한 내용도 적지 않다. 

 

반도체 불황 속 수출 버팀목이 돼 온 이들 업종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산업계 피해가 일파만파로 번져 경제위기를 증폭시킬 게 너무나 뻔하다. 이런 와중에 정치권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일부터 정기국회가 열리면서 정쟁(政爭)은 더욱 격화(激化)되고 있다. 여야는 일본 오염처리수·홍범도 흉상 이전·양평고속도로·채 상병 사망·방송 장악 등을 놓고 극단적 대치 중이다. 여야는 정기국회와 연말 예산 국회에 이어 곧바로 내년 4월 총선 준비에 들어간다. 어느 때보다 국론이 양분돼 경제가 실종될 우려가 커 보인다. 

 

이제 경제 주체 모두가 경제살리기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정부는 우선 정책 기조를 경기침체 방어로 전환하고 수출과 기업활동을 촉진할 중·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예산과 세제 전반을 꼼꼼히 살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감세나 증세 반대로 정책 방향을 과감히 전환한 독일의 연간 70억 유로(약 10조 6,000억 원) 규모의 법인세 감면 패키지 법안(성장기회법 │ Growth Opportunities Law)이나, 영국의 초고소득자 대상 부유세 신설에 반대하면서 현행 연 소득 12만 5,140파운드(약 2억 800만 원) 초과분에 매기는 45% 최고세율도 올리지 않겠다며 소득세 인상·부유세 신설을 반대를 결정한 노동당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한국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정부 역량을 집주(集注)해야 할 때다. 경제는 심리이고 정책은 타이밍이다. 정책은 때를 놓치면 호미로 막을 일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치둔(癡鈍)의 우(愚)를 범하기 쉽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회도 밑도 끝도 없는 정쟁에서 서둘러 벗어나 초당적으로 경제살리기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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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근종 칼럼리스트    

 

한편 정부는 꺼져가는 소비를 살리기 위해 지난 8월 31일 대통령 주재 ‘제19차 비상경제 민생회의’에서 성수품 가격 인하와 내수 활성화 유도를 골자로 한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농·축·수산물 성수품 공급에 670억 원을 투입해 최대 60%까지 싸게 살 수 있게 할인 판매를 지원하고, 20대 추석 성수품의 평균 가격을 작년 추석과 비교해 평균 5% 더 싼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오염수 대응 예산 1,440억 원을 투입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할인율을 30%에서 40%로 상향하고 1인당 할인 한도도 1만 원 확대하는 등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43조 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는 내용도 담았다. 올여름 역대급 폭염·폭우로 농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추석 쇠기가 녹록하지만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물가 안정과 소비 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 것이다.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추석에 6일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게 한 것도 내수 살리기의 일환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숙박 할인 쿠폰을 기존 계획 대비 2배 늘려 60만 장 배포하고, 추석 연휴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통상 긴 연휴에는 여행과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임시공휴일 지정은 내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역효과의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벌써 추석 연휴 기간 해외여행 항공편 예약과 상담이 폭증하고, 항공권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자칫 해외여행 수요를 자극하게 되면 내수 살리기보다 오히려 외화 유출로 경상수지만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의 발걸음을 국내로 돌려 하반기 내수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이번 대책을 넘어선 특단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숙박·교통 시설 확충은 당장 어렵겠지만 바가지요금과 숙박 서비스 개선, 할인 행사 시행 등 소비자들이 국내에서 지갑을 열게 할 묘안을 찾는데 더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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